수도권 오늘밤 돌풍 불며 많은 비

제주에 올해 첫 장맛비가 내린 지난 20일 오후 물에 잠긴 서귀포시 한 도로 를 차량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이번 주말 장마전선(정체전선)이 중부지방까지 북상하면서 한반도 전역이 장마 영향권에 들겠다고 기상청이 28일 밝혔다. 비는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내내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토요일인 29일 새벽 제주도부터 장마전선에 의한 비가 시작돼 이날 오전 전남·경남권, 오후 충청·전북·경북권, 밤 수도권·강원도로 확대되겠다. 29~30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도·충청권·전라권 50~120㎜, 경상권 30~100㎜, 제주도 50~200㎜ 등이다. 지역별 강수 집중 시간은 수도권·충남권이 29일 밤~30일 새벽, 강원도·충북·경북권 30일 새벽~오전, 전라권 29일 오후~30일 오전, 경남권 29일 밤~30일 오전 등이다. 밤사이 돌풍과 함께 강하고 많은 양의 비가 집중될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

주말에 내리는 강수는 장마전선에 저기압이 달라붙어 비를 뿌리는 것이다. 장마전선과 함께 고온다습한 남풍(南風)에 동반된 수증기가 대거 유입되면서 비가 짧은 시간 강하게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내리고 습도가 올라가면서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한낮 체감기온과 불쾌지수도 올라갈 전망이다. 29일 아침 전국 최저기온은 18~23도, 낮 최고기온은 24~32도로 예보됐다. 30일도 최저 21~25도, 최고 25~31도로 비슷하겠다. 체감기온은 이보다 1~2도가량 높을 것으로 보인다. 비는 저기압이 빠져나가는 30일 오후 대부분 그치겠고, 강원도·제주도 일부 지역에서는 밤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다음 주에도 장마가 이어지는데, 국지적인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다음 달 1~3일 북쪽의 한랭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충돌하면서 장마전선이 강하게 형성돼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북쪽과 남쪽 기단이 팽팽한 세력 싸움을 벌이면서 그 사이로 장마전선이 압축되듯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경우 비구름대를 동반한 장마전선은 위에서 누르는 힘과 아래에서 올리는 힘이 맞서면서 한 곳에서 움직이지 않게 된다. 장마전선이 걸린 지역에 ‘물 폭탄’에 가까운 집중호우가 오랫동안 쏟아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다음 달 2~3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이 ‘물 폭탄’의 위험 지역이 될 전망이다. 재작년 8월 서울에 시간당 141.5㎜의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 재현될 수 있다. 당시 장마전선 위치에 따라 서울 안에서도 강수량 편차가 심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정체전선이 걸린 지역과 아닌 지역에 강수량 편차가 크겠고, 비가 집중되는 곳에는 ‘극한 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후 다음 달 4일에는 중부지방과 전라·경상권을 중심으로, 5일에는 중부지방과 전라권, 6일에는 중부지방과 전북권에 비가 내리겠다. 다음 주말인 7~8일에는 비가 다시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이 기간 낮 기온은 최고 32도 내외로 전국이 무덥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