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라스트 댄스 보자고?…코파 아메리카, 초고가 티켓·무더위에 흥행 발목잡힐라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지난달 26일 칠레와의 코파 아메리카 2024 조별리그 경기 도중 코너킥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 최고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의 마지막 국제 대회가 될 가능성이 큰 코파 아메리카 2024가 미국 14개 도시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조별리그를 마치고 토너먼트 경기가 시작되면서 대회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치솟는 티켓 가격과 무더위로 대회 흥행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를 보기 위한 팬들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3월 기준 이미 60만장 이상 티켓이 팔려나갔다. 특히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의 경기 티켓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문제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티켓 가격이다. VIP 서비스가 포함된 프리미엄 좌석의 경우 최고 1만7633달러(약 2300만 원)에 달한다. 일반 팬들은 엄두도 못 낼 만한 가격이다. 가장 저렴한 티켓도 55달러(약 7만 원)부터 시작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티켓 가격 정책은 실제 관중 동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달 23일 6만8500석 규모의 산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베네수엘라 경기에는 2만9864명만 찾아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베네수엘라 선수들이 지난달 23일 미국 산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코파아메리카 2024 조별리그 경기 중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무더위도 대회의 또 다른 고민거리다. 7월 마이애미와 휴스턴 등 주요 개최 도시들의 기온이 문제다. 마이애미의 7월 기온은 27도에서 32도 사이를 오가며, 휴스턴도 최고 33도까지 올라간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물론 관람 환경까지 악화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개최국 미국으로선 흥행이 절실한 대회다. 이번 대회는 2026년 멕시코, 캐나다와 함께 치르는 월드컵을 앞두고 미국에서 열리는 대형 축구 대회다. 월드컵에서는 메시를 비롯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등 흥행 카드들이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메시 같은 초대형 스타 선수가 있어도 흥행에 실패한다면 월드컵에서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대회 흥행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높은 티켓 가격에 대한 비판을 수용해 일부 경기의 티켓 가격을 인하하거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경기를 저녁 시간대로 옮기고, 경기장 내 냉방 시설 및 그늘막 설치 등 무더위 대비책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박효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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