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병원, 48시간 내 멈출 위기”…막힌 보급로에 연료 고갈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방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옆을 걸어가면서 아이들을 안고 있다. 칸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의료 기관이 발전기 가동 연료 고갈 등의 이유로 48시간 이내에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5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흐 국경을 장악하면서 검문소가 폐쇄된 뒤 식량과 연료, 의료품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위기는 고조되는 모양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낮 텔레그램 성명을 내어 “긴축 조처에도 불구하고 발전기를 작동하는데 필요한 연료가 고갈돼 병원, 보건소, 산소충전소가 48시간 이내에 작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이어 “유지 보수에 필요한 발전기와 예비 부품 외에도 필요한 연료를 가져오기 위한 모든 국제·인도주의 기관의 신속한 개입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초 발표된 유엔 세계식량계획 보고서에서는 7월 중순까지 가자 주민의 절반인 100만명가량이 통합식량안보단계(IPC) 5단계 ‘재앙·굶주림’ 단계에 처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지난달 26일부터 가자지구 북부 슈자이야 지역을 중심으로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군은 가자지구 북부에 살아남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요원들이 이 지역에서 재집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번 공격으로 지역 주민들이 공황상태에 빠져있다며 “6만~8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는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OCHA) 추산치를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근접 전투 등으로 무장세력 최소 40명을 사살했다며 학교 등 하마스 은신처와 무기 창고 등을 급습했다고 주장했다. 또 라파흐 지역에서는 “중요한 터널 통로” 여러 개를 발견해 파괴했다고 현지 언론은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져든 상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정부 각료 회의에서 “이것은 지상으로, 백병전으로, 지하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어려운 싸움”이라며 “하마스에 대한 절대적인 승리”를 다짐했다고 알자지라는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