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로 들이치는데, 물막이판이 무슨 소용”…장마에 잠못자는 반지하 주민들

반지하 10집 중 4집 물막이판 미설치

설치해도 하수구 역류 빗물 차단 어려워

대심도 빗물 배수시설 착공 2년째 못해

“하수구로 들이치는데, 물막이판이 무슨 소용”…장마에 잠못자는 반지하 주민들

2022년 8월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부근 한 빌라 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사망하는 사고가 발송했다. [사진 = 연합뉴스]

올해도 어김없이 장마가 찾아왔다. 물에 자주 잠기는 데다가 대피도 어려운 반지하 주택 주민들은 혹시나 하는 피해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됐지만 반지하주택 물막이판 미설치 등 서울의 침수방지 대책은 여전히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올해 예년보다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2022년의 8월의 집중호우 당시 일어났던 대규모 침수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서울시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침수 위험이 큰 가구 10곳 중 4곳 꼴로 물막이판 설치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막이판 설치에는 집주인 동의가 필요한데, 침수 주택이라는 낙인이 찍힐까 봐, 또 관리 감독의 번거로움 때문에 설치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최근 장마는 기후 변화 영향으로 인해 단시간에 집중호우가 내리는 ‘열대성 소나기’가 자주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는 점이다. 기상청 ‘장마백서’를 보면 여름철 시간당 30㎜ 이상 집중호우 빈도는 최근 20년 사이 1970~1990년대보다 20% 증가했다. 지난해 전국 평균 장마 강수량은 660.2㎜로 역대 3번째로 많을 정도였지만, 장마철 중 실제 비가 내린 날(22.1일)은 10번째다.

장마 기간의 강수량을 강수일로 나눈 값은 30.6㎜로 역대 최고였다. 한 번 비가 올 때 많은 양이 쏟아졌다는 의미다.

“하수구로 들이치는데, 물막이판이 무슨 소용”…장마에 잠못자는 반지하 주민들

서울시에 따르면 침수방지시설이 필요한 반지하 주택 2만4842가구 중 물막이판과 역류방지밸브 등을 설치 완료한 곳은 1만5217가구(61.3%)다. 나머지 9625가구(38.7%)는 설치 반대, 거주자 부재, 지형 문제 등으로 침수방지시설을 설치하지 못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위치한 반지하 주택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지역별 고저차가 뚜렷한 서울 도심 특상상 장마철마다 상습 침수되는 지역이 있다. 2022년 8월 폭우 당시 서울 전역에 시간당 141.5㎜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내리며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다. 침수 가구는 2963가구, 이재민은 3032명이었다.

서울 내에서도 강남구와 관악구 등이 대표적인 주요 침수 지역으로 꼽힌다. 강남역은 주변보다 10m 이상 낮은 지형 탓에 인접 지역에서 흘러오는 빗물이 고이는 ‘빗물받이’ 역할을 한다. 관악구에는 1인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원룸·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해 있는데 반지하 주택 비율도 높아 침수에 취약하다.

서울시는 과거 여러 차례 침수 사태 이후 ‘물막이판(차수판)’ 설치를 추진했다. 도로가 물에 잠겨도 건물 내부로 물이 흘러들어오지 않게 하는 장치로, 건물 출입구와 반지하 주택의 창문에 설치한다. 하지만 올해 5월 기준 반지하 가구 전체 2만4842가구 중 39.3%가 물막이판 설치를 하지 않았다.

서울연구원은 물막이판 설치율 저조 원인으로 “일부 공동주택에서 물막이판 설치 시 침수 우려지역 낙인과 집값 하락을 우려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내 한 자치구 관계자도 “세입자가 물막이판 설치를 원해도 집주인이 반대해 설치를 못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물막이판을 설치해도 걱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주변을 흐르는 사당천보다 지대가 낮은 이 지역은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집 밖에서 들어오는 물보다 집 안에서 역류하는 물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년 전 침수 피해 반지하 가구 거주자들은 하수도 역수러 화장실이 빗물에 넘치는 피해가 컸다고 입을 모은다. 물막이를 설치해도 역류하는 빗물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물막이판이 만능 대책이 아니라 지형에 따른 맞춤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가 아예 반지하 주택들을 사들이는 사업은 2년이 지났는데도, 목표치의 10% 정도만 달성했다. 감정평가 금액이 낮기도 하지만, 반지하 임대 수요가 여전히 높다 보니 선뜻 집 팔겠다, 나서는 집주인들이 드물기 때문이다.

2022년 8월 폭우 피해 이후 서울시는 강남역과 광화문, 도림천에 ‘대심도 빗물 배수 시설’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2년 가까이 지난 현재 빗물 배수 시설 공사는 아직 착공도 하지 못한 상태다.

서울시는 이르면 올해 말 해당 지역에 대심도 빗물 배수시설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심도 빗물 배수시설은 지하 40~50m 아래에 큰 터널을 만들어 많은 비가 내릴 경우 빗물을 보관해 하천으로 방류하는 시설이다.

빗물 배수 시설 착공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완공 시점도 당초 2027년 말에서 2028년 말로 1년 미뤄졌다. 배수 시설 착공이 늦어진 것은 비용 문제로 공사를 맡겠다는 건설사가 나오지 않아서다. 지난해 12월과 1월 공고를 냈지만, 사전심사를 신청한 시공사가 한 곳도 없어 유찰됐다. 두 차례 유찰 끝에 총사업비는 1조3689억원으로 재조정됐고, 지난 3월 지역별로 건설사 한 곳씩 사업 참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도 지난 27일 관계기관 간담회를 개최하고 매입임대 현장을 방문해 침수방지시설 설치 현황을 점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선 쪽방·반지하 등 재해취약가구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 안전점검 등 준비상황과 위기상황 발생 시 행동요령 등을 논의했다.

그동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노후하거나 침수가 우려되는 반지하 등 재해취약주택을 매입해 입주민의 이주를 지원했다. LH는 보유 중인 모든 반지하 매입임대 가구(4440가구)에 침수방지시설 설치를 마쳤다. 자가 보유 가구에도 침수방지시설 설치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전국 LH 임대아파트에 대한 안전점검을 시행해 배수로 정비 등 필요한 조치를 끝냈다. 이달부터도 매입임대 침수방지시설 작동기능 점검과 반지하, 지하주차장 등 재난발생 위험도가 높은 시설에 집중 안전점검을 진행 중이다.

특히 기존 풍수해 대응 방침에 더해 반지하 매입가구에 대해 위기단계별(사전준비·경계·비상) 행동요령을 새롭게 마련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반지하 가구를 비롯한 재해 취약가구가 안전 사각지대에 처하지 않기 위해선 안전시설 설치, 안전점검 등 사전적 대응이 중요하다”며 “올해 여름에도 폭염과 장마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해취약지역을 중심으로 보다 철저하게 점검하고 입주민의 안전을 꼼꼼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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