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본캐는 지루한 교수, 부캐는 매력적인 킬러

넷플릭스 영화 ‘히트맨’

[오마주]본캐는 지루한 교수, 부캐는 매력적인 킬러

영화 〈히트맨〉에서 살인청부업자로 위장한 게리 존슨(오른쪽)은 남편을 죽여달라고 의뢰한 매디슨과 사랑에 빠진다. 넷플릭스 제공

[오마주]본캐는 지루한 교수, 부캐는 매력적인 킬러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히트맨〉이라는 영화 제목에서 냉혹한 킬러가 등장하는 액션 영화를 기대하셨나요. 그렇다면 이 영화를 보기를 권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킬러’는 사람을 ‘거의’ 죽이지 않으니까요.

개리 존슨(글렌 파웰)은 미국 한 대학의 심리학·철학 교수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치려 하지만, 학생들은 존슨 교수의 니체 강의에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학생들이 존슨의 또 다른 모습을 본다면 오히려 흥미를 느낄지도 모르겠군요. 존슨은 아르바이트로 경찰 잠복근무도 돕습니다. 처음엔 보조적 역할이었으나, 잠복근무하는 경찰이 정직당한 사이 현장에 나가게 되죠. 존슨은 ‘론’이라는 살인청부업자 행세를 해서 의뢰인을 만나 증거를 채집한 후 그 의뢰인을 체포되게 합니다.

존슨은 부업에 최선을 다합니다. 의뢰인이 어떤 사람인지 미리 조사한 후 그가 그리는 살인청부업자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동료를 죽이려는 거친 육체노동자, 남편을 죽이려는 부유한 백인 여성, 엄마를 죽이려는 청소년 앞에 각기 다른 분장을 하고 나타납니다. 가발, 틀니, 스티커 타투를 동원해 변신합니다.

존슨이 억압적인 남편을 죽이길 원하는 매력적인 여성 매디슨(아드리아 아르호나)과 만나면서 이야기 흐름이 달라집니다. 존슨은 매디슨의 의뢰 비용을 돌려준 뒤 그 돈으로 새 삶을 시작하라고 말합니다. 살인청부 의뢰인을 체포할 기회를 스스로 놓친 것이죠. 이후 둘은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경찰은 존슨의 일 처리 방식을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오마주]본캐는 지루한 교수, 부캐는 매력적인 킬러

영화 〈히트맨〉에서 게리 존슨은 지루한 철학 교수가 본업이다. 넷플릭스 제공

[오마주]본캐는 지루한 교수, 부캐는 매력적인 킬러

영화 〈히트맨〉에서 게리 존슨은 살인청부업자로 위장해 경찰을 돕는다. 넷플릭스 제공

감독은 리처드 링클레이터입니다.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시리즈와 〈스쿨 오브 락〉 〈보이후드〉의 바로 그 감독입니다. 사람은 안 죽이고 대화를 많이 하는 킬러의 모습에선 ‘비포’ 시리즈가, 엉뚱한 일을 맡았으나 자신만의 참신한 방식으로 과업을 수행하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는 〈스쿨 오브 락〉이 연상됩니다.

존슨은 킬러 역할에 심취하면서 조금씩 변해갑니다. 흔하디 흔한 ‘혼다 시빅’을 타는 지루한 교수에서 매력과 재치를 겸비한 남자가 되어 갑니다. 존슨은 기말시험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내가 분명히 아는 게 하나 있다면 각자의 현실은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거야. 그 변화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길 권할게. 너희가 바라는 자아를 쟁취해.” 학생들은 그사이 존슨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모르지만, 관객은 존슨이 철학 교수였다면 겪지 않았을 법한 엄청난 경험을 한 뒤 조금 더 멋진 사람이 됐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놀랍게도 실화에 바탕을 뒀다고 합니다. 실제 게리 존슨은 베트남 참전용사이자 대학교수였고, 잠복근무 요원으로 70건이 넘는 체포 기록을 남겼으며, 동물을 사랑하는 불교 신자였다고 하네요. 엄마를 죽이려 한 10대 소년이 대가로 컴퓨터게임 소프트웨어를 건넸다는 에피소드도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입니다.

‘천의 얼굴’ 지수 ★★★★ 의뢰인에 따라 달라지는 킬러의 모습

‘살생금지’ 지수 ★★★ 독실한 불교 신자가 킬러 행세를 했다고?

백승찬 기자 [email protected]

ⓒ경향신문(https://www.kha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OTHER NEWS

19 minutes ago

악재가 이어졌던 피스커, 결국 파산보호 신청

19 minutes ago

세븐틴, 하반기도 뜨겁게 달군다...글로벌 무대서 ‘광폭 행보’ 예고

19 minutes ago

삼성 OLED 게이밍모니터, 한달만에 2만여대 판매...2분에 1대

20 minutes ago

"가업 포기" 회사 팔아 수백억 쥔 슈퍼리치, 찾아간 곳이…

20 minutes ago

[포토] 답변하는 윤재순 총무비서관

20 minutes ago

KG모빌리티 "이달 토레스 EVX 사면 휴가비 50만원 지원"

20 minutes ago

풀무원 '서울라면', 빠르면 10월 중동 수출길 "할랄인증 추진"

20 minutes ago

저축은행 충당금만 7조 '코앞'…PF 평가 끝나면 또 '폭탄'

20 minutes ago

양재역 개발 본격화…GTX-C 환승센터·서초구청 복합 타운 조성

20 minutes ago

포스코이앤씨 부산 사상구 첫 '더샵 리오몬트' 본격 분양

20 minutes ago

“타투 있으면 갤럭시·애플워치 못 쓰나요?” [강홍민의 끝까지 간다]

24 minutes ago

광주신세계 '유스퀘어 매입' 완료…복합쇼핑몰 가속도

24 minutes ago

“이건 진짜 미쳤다” 현대 제네시스 새로운 전기 SUV 등장, 디자인 실화?!

24 minutes ago

건설하다(HADA), 건설 근로자 안전 예방 캠페인 실시

24 minutes ago

'민희진=노스텔지어의 악마'…뉴진스 하니 '푸른 산호초'에 일본열도 '열광'

24 minutes ago

빗속에도 흔들리지 않은 유영찬의 멘털···LG 마무리 ‘든든’

24 minutes ago

[단독]배민 ‘한집배달’, 알고 보니 ‘두집배달’이었네

24 minutes ago

‘3억 로또’ 분상제 단지…2기신도시 GTX역세권 등 줄줄이 출격

24 minutes ago

소노인터, 티웨이항공 2대주주 된다

24 minutes ago

대홍수에 양쯔강 '위태위태'...물폭탄에 몸살 앓는 중국

24 minutes ago

삼성전자, 화면 줄이고 가격 낮춘 'AI 세탁기' 출시

24 minutes ago

"슈퍼노바~" 한 소절에 무대 위로 껑충…'한한령'도 '덕후'는 못 막는다 [이도성의 안물알중]

24 minutes ago

'모친상' 알린 이영자, 돌연 시골로 떠난 이유 "쉬엄쉬엄 살 것" [소셜in]

24 minutes ago

"물폭탄 시작된다..." 장마철 무조건 있어야 할 추천템 BEST5

24 minutes ago

삼성重, 1.4조 규모 LNG선 4척 수주…年 목표 51% 달성

24 minutes ago

전공의·교수 등 복지장관 고소…"의대 2천 증원 결정, 尹패싱"

24 minutes ago

라방계 '완판남' 된 개그맨출신 직장인

24 minutes ago

안산도시공사, 공공임대 '선부행복주택' 예비입주자 130가구 모집

29 minutes ago

삼성물산, 도곡삼호 재건축 '래미안 레벤투스' 7월 분양

29 minutes ago

"언제부터 어디에, 어떻게 보관돼 있냐"는 물음에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의 행방을 공개했다

29 minutes ago

수원 오피스 건물 '에이원타워 인계' 새 주인 찾아…NH제3호리츠, 575억원에 매각

29 minutes ago

배우 차인표 소설, 英 옥스퍼드대 필수 도서 선정…아내 신애라 “화이팅”

29 minutes ago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이 타는 차' 3위는 그랜저, 2위는 G80, 압도적 1위는...

34 minutes ago

서울시 서남병원, 전문의 13명 영입·간호간병통합 전 병상 확대

34 minutes ago

이영자, 뒤늦게 전한 비통한 소식...팬들 추모

34 minutes ago

"원가 밑으론 더 이상 못 판다"…'철근 빅3'의 배수진

35 minutes ago

“결국 금리인하가 대세”…美연준은 아직? 올해중 세계 각국서 내려갈 것

35 minutes ago

"쇼윈도 부부·신음소리 체크" 2년만에 이혼·불화 또…논란 자초하는 TV조선 [TEN스타필드]

35 minutes ago

박철, 신내림은 아니지만 미래는 본다?…“홍현희 자식 하나뿐”

35 minutes ago

자발적으로 짐 싸는 상장사들...소액주주는 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