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도 흔들리지 않은 유영찬의 멘털···LG 마무리 ‘든든’
LG 유영찬. 연합뉴스
LG의 불펜 전력이 시험대에 오른 경기였다. 빗속에서 역전 빅이닝을 만들며 고투했지만 금세 따라잡힐 위기에 처했다. LG를 살려낸 건 마무리 투수 유영찬(LG·27)의 침착한 투구였다.
LG는 지난달 3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9-6으로 이겼다. 1-1의 균형이 오랫동안 깨지지 않으면서 비까지 쏟아져 모두가 지쳐가는 상황, LG가 7회초 8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승기를 기울인 듯했다. 그러나 LG는 역전 직후 NC에 5점을 연달아 내어줬다. 중간계투로 투입된 불펜 투수들의 전력난이 여실히 드러났다. 김진성과 백승현, 이우찬, 김대현은 모두 1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강판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결국 마무리 투수 유영찬을 8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조기 투입했다. 유영찬은 승계 주자 2명을 홈인시켰지만 이후 NC 김휘집과 손아섭, 박시원, 김현준을 모두 삼진으로 아웃시키며 팀의 9-6 승리를 지켜냈다. 유영찬의 시즌 17번째 세이브다.
2020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3순위로 LG에 지명된 유영찬은 드래프트 직후 군 복무를 한 뒤 202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유영찬은 당시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잦았던 LG 불펜에 든든한 구원 투수가 돼줬다. 그는 사실상의 데뷔 시즌인 지난 시즌 67경기에 출장해 68이닝동안 5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평균자책 3.44, 12홀드를 기록했다.
LG 유영찬. 연합뉴스
유영찬은 이번 시즌 LG의 마무리 투수로 정식 임명됐다. 오랜 시간 LG의 마무리를 책임져 온 고우석의 미국 진출로 인해 생긴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3월 24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8회초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2타점 홈런을 얻어맞고 0.1이닝만에 김유영과 교체돼 내려오는 등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후 변경된 보직에 점차 안정적으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성적은 36경기 17세이브 평균자책점 1.89다. 삼진은 벌써 47개나 잡아냈다. 염 감독은 그를 ‘기본기가 잘 된 투수’라고 평가한다.
유영찬은 대졸 신인으로 뒤늦게 프로에 입성한 뒤 군 복무와 퓨처스리그, 중간계투를 거쳐 마무리 투수까지 한 단계씩 성장하는 중이다. 이대로라면 그가 이번 시즌 목표로 설정한 30세이브 고지도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두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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