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공 칠 때마다 달려들어”… 대학 기숙사 “아침마다 사체 수백개”

골프장 “공 칠 때마다 달려들어”… 대학 기숙사 “아침마다 사체 수백개”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의 한 건물 외벽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여러 마리가 붙어 있다. 익충이지만 대량 출몰해 혐오감을 주는 러브버그는 이상 고온으로 인해 출현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장련성 기자

지난 21일 서울의 한 공원을 산책 중이던 안모(36)씨는 벤치에 앉았다가 “으악!” 비명을 질렀다. 벤치의 돌 받침대가 정체불명의 검은색 물체로 뒤덮여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벌레 수백마리가 마구 엉켜 우글우글거렸다. 최근 대량 출몰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수도권이 몸살을 앓고 있다. 러브버그는 파리의 일종으로 학명은 플레키아 네악티카(Plecia nearctica)다.

암수가 함께 붙어 비행하며 3일간 계속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러브버그라는 별칭이 붙었다. 파리과이긴 하지만 해충은 아니다.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는다. 낙엽을 분해하며 꽃의 수분(受粉)을 돕는 익충이다. 국내에 서식해온 12종이 있지만 주로 중남미나 미국 동남부에서도 활발하게 번식한다. 미국 플로리다에선 러브버그의 집중 출현 시기를 ‘러브버그 시즌’이라고도 부른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대량 발생한 러브버그가 토착종인지 외래종인지 규명하고자 유전자 분석 중이다.

러브버그는 길이가 1.5㎝가량(암수 합체 시)으로 비교적 큰 데다가 가슴 부위는 붉은색이고 커다란 날개는 파리나 바퀴벌레를 연상시킨다. 암수가 붙어다니면 머리가 2개, 다리가 12개 달린 괴생명체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시민들은 생활 불편을 호소한다. 회사원 김경희(29)씨는 “출근길 버스를 타면 머리카락은 물론이고 상·하의를 가리지 않고 러브버그가 붙어 있다”고 했다. 서울에서 한 차량 정비 업체를 운영하는 정모(53)씨는 “쉴 새 없이 달려드니 작업에 지장을 준다”고 했다. 러브버그의 체액은 산성을 띠기 때문에 자동차 도색을 부식시키거나 차량 엔진 등 기계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의 한 골프장을 찾았던 장모(48)씨는 러브버그 때문에 경기를 망쳤다고 했다. 장씨는 “처음엔 그냥 귀찮은 벌레가 한두마리 달려든다 싶었는데 나중에는 공을 칠 때마다 눈알을 공격해 스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린엔 러브버그 사체가 널려 있어 퍼팅 라인도 읽기 어려웠다. 카트 지붕과 의자도 러브버그가 점령한 상태였다. 수도권 등산객들도 산행 때마다 살갗에 달려드는 러브버그로 고통스럽다고 했다. 21일 북한산에서 만난 한 등산객은 “바위마다 벌레 사체가 널려 있어 제대로 쉬기도 어렵다”고 했다.

기숙사에 사는 대학생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안산(鞍山) 기슭에 있는 연세대,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선 이미 ‘러브버그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연세대 기숙사에 사는 행정학과 이태열(23)씨는 “아침마다 화장실에 러브버그 사체가 200~300개 쌓여 있다”며 “문을 막아도 창틀 틈은 물론이고 방충망을 비집고 들어오기까지 한다”고 했다. 서울대 기숙사에 사는 김모(24)씨는 “외출 후 귀가할 때마다 가방을 탈탈 털고 들어온다”고 했다. 옷이나 가방에 묻은 벌레가 기숙사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유치원에도 비상이 결렸다. 경기 하남 미사신도시 한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전기 모기채를 사줬다. 외출할 때마다 벌레가 다가오면 퇴치하라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우리집 애가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어 벌레가 피부에 접촉하면 증상이 악화될까 우려된다”며 “익충이라곤 하지만 어쨌든 벌레 아니냐”고 했다. 미사신도시의 한 아파트에선 밤만 되면 벽마다 ‘군락’을 이룬 러브버그 때문에 주민들이 아예 외출을 하지 않고 있다. 유모차에 방충망을 치고 아이들과 산책하는 부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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