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선처하면 ‘형평성’ 논란…정부의 행정처분 딜레마

전공의 선처하면 ‘형평성’ 논란…정부의 행정처분 딜레마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이 지난 2월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리는 '대한전공의협의회 2024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여부와 방법을 놓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면허정지와 같은 처분을 강행할 경우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반면, 처분을 중단해도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하반기 인턴·레지던트 모집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다음주 초까진 처분 방침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24일 기준 전체 수련병원 211곳 소속 전공의 1만3756명 중 사직 처리가 된 경우는 38명(0.36%)에 불과하다. 출근한 전공의는 1046명(7.6%)에 그쳤다.

나머지 1만2672명(92.04%)에 달하는 전공의들은 요지부동인 상태다. 사직서를 제출하지도, 의료현장으로 돌아오지도 않았다. 사직 의사를 묻는 병원의 연락에 대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7월 중순까지 하반기 임용 공고…“복귀 가능성 없으면 사직 처리”

정부는 이같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행정처분을 강행할지, 선처를 베풀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4일 복귀 전공의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지만, 당시 미복귀자 처분 여부는 발표하지 않았다. 여론과 비상진료체계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만 밝혔다.

이들의 처분 결정은 다음주 초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9월1일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인턴·레지던트 모집을 위해선 7월 초까지 병원별 복귀자와 미복귀자를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 대학 수련평가위원회 사무국이 7월 중순까지 모집 대상과 일정 등을 확정하려면, 각 병원의 결원을 정확히 파악해야 전공의 선발 인원을 정할 수 있다.

정부는 하반기 임용을 위한 밑작업에 착수했다. 수련병원에 이달 말까지 복귀 가능성이 없는 전공의에 대해 사직 처리를 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련병원은 복귀가 어려운 전공의에 대해선 조속히 사직 처리해 6월 말까지 병원 현장을 안정화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공의 선처하면 ‘형평성’ 논란…정부의 행정처분 딜레마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 차도에서 의료농단저지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의사들이 여의도환승센터부터 마포대교 남단까지 이어지는 5개 차로를 가득 채웠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행정처분 중단하면 형평성 논란, 강행 땐 의료계 반발

문제는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려도 정부가 떠안아야 할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 미복귀자에게 처분을 내리지 않을 경우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중도 복귀하거나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고 의료현장을 지킨 전공의들은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는 등 피해만 본 처지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의료계가 정부 정책에 반대해 또다시 집단행동에 나선다면, 정부의 행정처분 경고 등 메시지가 힘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추진할 때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반대로 처분을 강행할 경우 의대 교수의 사직 행렬 등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 3월 일부 의대 교수들은 의대생에 대해 유급 조처가 내려지거나 전공의에 대한 사법절차가 진행되면 사직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정부는 우선 ‘투 트랙’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사직 처리가 될 경우 하반기 임용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7대 요구안 대부분을 수용했다며 복귀를 설득하고 있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25일 브리핑에서 “사직서 수리가 된 전공의에게 9월 모집 지원 기회를 부여할지 검토 중”이라면서도 “현장을 지킨 전공의들과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현재까진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제시한 요구사항은 속도감 있게 진행 중”이라며 “수련환경을 개선해 전공의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던 과거의 모습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은철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5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완전히 없던 일로 하기엔 향후 이런 사태가 다시 일어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실질적으로 처벌을 하면 의료계 반발이 더 세질 것”이라며 “집행유예처럼 죄는 있지만 실질적 피해가 없는 형태의 처분을 내리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하반기 임용 때 많은 전공의들이 복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하반기 임용 과정에서 40~50%는 돌아올 것”이라며 “당장 내년도 정원은 확정됐기 때문에 사태가 진정된 9월 즈음엔 생각이 바뀐 전공의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김은빈 기자 [email protected]

전공의 선처하면 ‘형평성’ 논란…정부의 행정처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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