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월급 1500만원에 집 주고 의대교수 보장…'파격 지원'

정부가 지역 필수의료 분야에서 최소 5년 이상 복무하는 ‘지역필수의사’를 내년에 최대 500명 선발하고 주택 제공 등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의사들을 지역에 정착시켜 무너진 지역 의료를 살리려는 취지다.

26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최대 500명의 지역필수의사를 뽑는 것을 기준으로 관련 예산 편성을 준비 중이다. 전공의 수련을 마친 전문의가 지역 의료기관(2차 병원 이상)에서 5~10년 장기 근속하기로 계약하면 연속근무 수당, 연구 수당 등 현금성 지원과 함께 주택 제공, 의대 교수 신분 보장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필수의사가 되면 주거 지원을 제외하고 각종 수당 지원만으로 월평균 급여가 50% 정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입 재원은 병원이 속한 지방자치단체와 연내 신설하는 지역의료발전기금에서 절반씩 충당하는 안이 유력하다.

월평균 급여 약 1550만원될 듯

지역 필수의료 5년 이상 복무땐 의대교수 신분보장 등 혜택 제공

[단독] 월급 1500만원에 집 주고 의대교수 보장…'파격 지원'

경상북도 포항의료원은 현재까지 5개월 넘게 내과 전문의를 뽑지 못하고 있다. 올 1월 내과 전문의 두 명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지만 응급의학과와 정형외과 전문의만 한 명씩 뽑았을 뿐 내과 전문의는 여전히 구하지 못하고 있다.

단양군 의료원은 1월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당초 계획보다 4000만원 많은 4억2000만원대로 급여 조건을 내걸었다. 한 지방의료원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서울이나 경기권 병원보다 1억~2억원 더 높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지만 아무래도 지방이다 보니 지원자를 찾는 게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지방의 심각한 의사 구인난에 정부가 파격 혜택을 들고나왔다. 수도권보다 높은 연봉에도 지방에 정착하려는 의사가 줄어들자 각종 수당 지급을 넘어 주택 제공, 의사 신분 보장 등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전문의 등 고급 의료인력 이탈로 지역의료가 붕괴되고,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이 심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지역필수의사제’라는 장치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내년 지역필수의사 500명 육성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문의를 대상으로 지역필수의사를 500명을 선발하는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시작한다. 2027년부터는 규모를 확대한 본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본사업에선 지역병원에서 수련하기로 한 의대생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 선발되는 지역필수의사 500명은 올 3월 기준 세종시 전체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수(508명)와 맞먹는다. 앞서 정부는 의대 증원 계획을 발표하며 “현재도 의료 취약지 등에서 5000명의 의사가 부족하다”고 밝혔는데 지역필수의사 모집을 통해 부족분을 일정 부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지역의료는 열악한 수준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서울이 3.47명으로 17개 시·도 중 가장 많았다. 하지만 강원(1.81명)이나 전남(1.75명), 충남(1.53명), 세종(1.29명) 등은 두 명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별로 응급의료에 접근할 수 있는 편차도 크다. 2019년 국립중앙의료원 자료에 따르면 지역응급의료센터에 30분 이내 도착할 수 없는 인구 비율은 서울이 0%인 반면 전남은 36.9%에 달했다. 인구의 40% 가까이가 응급한 상황에서도 의료 서비스를 제때 이용할 수 없는 위험에 내몰렸다는 것이다. 경남(30.1%)과 경북(29.7%), 강원(29.4%) 등의 지역도 비율이 30%에 근접했다. ○수도권 이직하면 페널티정부는 의대 증원에 그치지 않고 의료인력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 각 의대가 속한 지역 내 고교 졸업생만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으로 늘리도록 권고한 데 이어 지역필수의사제를 도입해 무너진 지역의료를 살린다는 구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4월 기준 병원에 고용된 봉직의 월평균 급여는 1034만원에 달한다. 주거 지원을 제외하고 각종 수당이 예산안대로 반영되면 지역필수의사의 월평균 급여는 이보다 50% 많은 약 1550만원이 된다.

일찍부터 지역병원에서 수련하면 해당 지역에서 계속 근무할 확률도 높아진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2022년 발간한 ‘의사의 지역근무 현황 및 유인·유지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하는 지역이 지방 광역시일 경우 수도권일 때보다 지방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1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역필수의사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만큼 수도권 병원으로 이직하는 등 계약을 어기면 페널티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지난 20일 발의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역의료 격차 해소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선 지역필수의사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이미 지급된 지원금에 법정이자를 더한 금액을 시·도지사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비슷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세민/황정환 기자 [email protected]

실시간 인기기사

    OTHER NEWS

    37 minutes ago

    화성 화재 사고 관련 현안보고하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37 minutes ago

    레드벨벳 조이,'애교 가득'

    37 minutes ago

    필리핀 시장이 간첩이라고?…중국인과 지문 일치

    37 minutes ago

    [mhn포토] 이주미-이동석, 자동 손

    37 minutes ago

    [사진] 해병대 예비역 연대 집회 묵념하는 박찬대 원내대표

    37 minutes ago

    일본 챔프로 돌아온 한국…정찬성 대회 필승 각오

    38 minutes ago

    롯데 5연승 기쁨 모두가 함께

    38 minutes ago

    롯데 트레이드 대박 또 있다…우승팀에 방치된 전설의 계투 부활, 역대 1위 대기록 향해 전진

    38 minutes ago

    박보영,'응원 펼쳐요'

    38 minutes ago

    충북 여름철 다슬기 채취 사고 주의

    38 minutes ago

    강원 밤부터 장마 시작…내일까지 50∼100㎜

    38 minutes ago

    관악문화재단, 문화취약계층 위한 공연장 ‘관광버스’ 사업 진행

    38 minutes ago

    엑스플로 전도 불꽃, ‘도시전도’로 지역 곳곳에 퍼져간다

    43 minutes ago

    야구방망이 대신 마이크 잡고 “한 잔 더 하세”… 양준혁, 가수 데뷔

    43 minutes ago

    '서해 갯벌부터 동해 서핑까지'...7월 '여름 바다 여행지' 4선

    43 minutes ago

    中도박 단속에 동남아 카지노산업 '쑥'…관광객·고용 확대도

    43 minutes ago

    완전 자체 기술로 만든 ‘괴물’ SSD…SK하이닉스 ‘AI PC’ 시장 정조준

    43 minutes ago

    테니스 권순우, 메이저대회 윔블던 1회전에서 세계 15위 루네와 대결

    43 minutes ago

    우린 잃을 거 없다! ‘돌풍’ 조지아의 도발...“스페인 모든 선수보다 흐비차가 나아”

    46 minutes ago

    [프리미엄뷰] 에너지 절감부터 맞춤 냉방까지 알아서

    46 minutes ago

    수류탄을 망치로 착각…20년 간 수류탄으로 고추 빻은 中 할머니

    46 minutes ago

    2금융권 중금리대출 상한선 조정…하반기 반영

    46 minutes ago

    ‘커넥션’ 지성이 밝혀내야 할 무해한 박근록의 치명적 정체는? [김재동의 나무와 숲]

    46 minutes ago

    에어컨 틀었더니 퀴퀴한 냄새가… 당장 ‘이곳’ 확인하세요

    46 minutes ago

    [오늘(29일)의 날씨] 전국 대부분 장마 영향권…낮 최고 32도

    46 minutes ago

    삼천리, 사회공헌 활동 다각화… “가스 기업의 책무 다할 것”

    51 minutes ago

    트럼프 2기 다가오나…바이든 토론 졸전에 유럽 정계 '충격'

    51 minutes ago

    워런 버핏 “사망 후 내 유산, 세 자녀 자선재단에 물려줄 것”

    51 minutes ago

    대송면 주민, 연일파출소와 통폐합 소식에 강력 반발

    51 minutes ago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년부터 자율전공학부 운영…입학정원 448명

    51 minutes ago

    로하스,'시작이 좋아'

    51 minutes ago

    7월 공개되는 ‘갤럭시 워치·버즈’ 렌더링 사진 유출...버즈 디자인 변화에 “갈아탄다” 반응 터져

    51 minutes ago

    노은솔,'아찔'

    51 minutes ago

    마약 중독자였던 베이비시터, 아이의 그림서 비밀을 감지하다

    56 minutes ago

    '63세' 최화정, 명랑어른 이유 있었네 "부유한 어린시절 보내" ('최화정이에요')

    56 minutes ago

    QWER 마젠타,'깜찍'

    57 minutes ago

    [EN:박싱]"'붐 붐 베이스', 라이즈 반응 보고 더 확신 얻게 돼"

    57 minutes ago

    Le girls band international de Hybe, Katseye, lance son premier single

    57 minutes ago

    "진짜 캡틴이야?" 조기축구장에 뜬 손흥민… 600명 구름인파

    58 minutes ago

    엔믹스 릴리-지우,'사랑스러운 금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