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세금인 줄 알았는데…강남 아파트 1채만 있어도 낸다

지난해 상속세 과세 대상이 2만 명에 육박해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세 과세 대상은 2020년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었는데,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2만 명에 다다를 때까지 불과 3년이 걸린 것이다. 서울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해도 사실상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상속세를 내야 하는 인원은 앞으로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1% 부자’의 세금으로만 여겨지던 상속세가 중산층의 세금으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상속세 개편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빠르게 증가하는 과세 인원

부자 세금인 줄 알았는데…강남 아파트 1채만 있어도 낸다

국세청이 20일 공개한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세 과세 대상 피상속인(사망자)은 1만9944명으로, 전년(1만5760명)보다 26.5%(4184명) 증가했다. 신고 인원이 아니라 세액이 확정된 결정 인원 기준이다. 상속세는 피상속인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상속세는 피상속인 사망 후 6개월까지 신고해야 하고, 이어 9개월간 결정 절차를 밟는다.

1년 새 늘어난 인원과 증가율 모두 역대 최대다. 과세 대상 피상속인은 2020년 1만181명으로 처음 1만 명을 넘어선 뒤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7년(6986명)과 비교하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2000년만 해도 상속세 과세 대상은 1389명에 불과했다. 이후 조금씩 증가해 2014년 7542명으로 늘어난 과세 대상은 부동산 정체기이던 2015년 6592명으로 줄었다. 주춤하던 과세 대상은 집값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매년 급증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상속세 과세 대상도 늘었다”고 밝혔다.

과세 미달자까지 합친 상속세 과세 비율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2022년 기준 상속세 과세 비율은 4.53%였다. 작년엔 사상 처음으로 5%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세 비율이 1%를 넘긴 건 2008년(1.04%)이다. 지난해 상속세 결정세액은 12조3000억원으로 전년(19조3000억원)보다 7조원 줄었다. 공시가격 하락으로 상속재산 가액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다만 2013년(1조3630억원)과 비교하면 상속세 결정세액은 10년 새 아홉 배 늘었다. ○27년째 묶인 공제금액상속세는 1997년부터 27년째 자녀에게 적용되는 일괄 공제(5억원)와 배우자 공제(5억~30억원) 금액이 유지되고 있다. 배우자 공제액은 최소 5억원이며, 5억원을 초과하면 배우자의 법정지분율과 30억원 중 작은 금액을 공제한다. 통상 배우자와 자녀가 있으면 10억원, 자녀만 있을 때는 5억원 이상이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1억9773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하면 상속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2022년 기준 서울 지역의 상속세 과세 비율은 13.96%에 달했다. 10년 전인 2012년(4.77%)과 비교해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 작년 기준 지역별 상속세 과세 대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속세 과세 대상이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상속세 과세 비율도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여당은 상속세 개편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 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송언석 특위 위원장은 “50%에 달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과 20여 년째 변함없는 과세표준 구간, 1997년 이후 묶여 있는 공제 한도 등이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송 위원장은 “20~30년 가까이 변동이 없던 공제액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배우자와 자녀 공제 등을 포함한 인적 공제와 일괄 공제 등을 적절한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대주주가 주식을 상속할 때 지분 평가액의 20%를 가산해 최대 50%의 세율을 매길 수 있도록 한 최대주주 할증과 공익법인 상속·증여세 완화 등을 우선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강경민/설지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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