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작은 코끼리, 1000마리만 남았다
보르네오 코끼리가 아시아 코끼리의 아종으로서 IUCN의 적색 목록에 포함됐다. (사진 WWF-Malaysia-Cheryl Chea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동남아시아 섬 열대우림에 사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코끼리가 멸종위기에 처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보르네오 코끼리를 아시아 코끼리의 아종으로서 처음 멸종위기종 목록에 추가했다. IUCN은 보르네오 코끼리가 멸종위기에 빠진 원인으로 삼림 파괴로 인한 서식지 상실을 꼽으며 종보존 노력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보르네오 코끼리가 유일하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보르네오 섬은 말레이 제도 한 가운데 자리잡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섬 안에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브루나이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보르네오 코끼리는 다른 코끼리 종보다 작은 몸집이 특징이다. 작은 몸집 때문에 미니미 코끼리라고도 불리는데, 성체의 최대 어깨 높이가 3m가량으로 그래도 비교적 몸집이 큰 포유류에 들어간다.
보르네오 코끼리는 아시아 코끼리와 분리돼 섬에 수천 년동안 살면서 특징이 뚜렷한 개체군으로 진화돼 왔다. 땅에 닿을 정도로 긴 꼬리에 비교적 큰 귀와 곧은 상아를 갖고 있으며, 코끼리 종 중 가장 온순하고 장난기가 많은 성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르네오 코끼리는 다른 코끼리 종보다 작은 몸집이 특징이다. (사진 위키피디아)
멸종위기종 보르네오 코끼리는 현재 야생에 약 1000마리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5년 동안 이루어진 서식지 파괴로 인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에는 보르네오 코끼리가 많이 서식하는 사바 지역의 인구가 늘어나면서 코끼리들과 인간의 거주 지역이 겹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코끼리에 의한 농작물 피해와 이어지는 보복성 수렵 행위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사바 지역에서는 경작지가 늘어나면서 지난 40년 동안 코끼리 서식지의 60%가 손실됐다.
그밖에 팜유 농업, 벌목 사업, 광업, 고속도로 개발 등 인간 활동도 보르네오 코끼리의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다. 상아를 노린 밀렵 활동, 농약 섭취, 차량과의 충돌 역시 빈번하다.
전문가 등은 '야생동물의 서식지 손실은 야생동물과 인간 지역사회에 모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와 더불어 '코끼리 서식지 보호는 멸종위기 코끼리 종의 보존뿐 아니라 지역 사회의 원활한 발전에 있어서도 필수적'이라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한편, IUCN는 올해 멸종위기 적색 목록에 1000종의 멸종위기 동식물을 추가했다. 멸종위기종 목록에는 보르네오 코끼리 외에도 그란 카나리아 자이언트 리자드(Gran Canaria Giant Lizard), 칠레 코피아포아 선인장(copiapoa cacti)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