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광고 42%가 아이돌 … 산업이 된 팬덤경제

지하철 한량 광고 月1천만원

스타 응원 위해 기꺼이 지출

연예인 생일 기념하기 위해

카페 통째로 빌려 이벤트도

중국 등 해외서도 광고 문의

지하철 광고 42%가 아이돌 … 산업이 된 팬덤경제

임영웅 팬클럽이 임영웅의 콘서트와 생일을 축하하며 서울지하철 2호선 열차 한 량을 임영웅 광고로 가득 채웠다. 지혜진 기자

지난 13일 오후 8시께 을지로3가역에서 탑승한 서울지하철 2호선 차량 내부는 가수 임영웅의 팬미팅 장소 같았다. 지하철 한 량 전체가 바닥, 벽면, 칸막이 할 것 없이 온통 하늘색 바탕에 임영웅 사진과 축하 문구로 도배돼 있었다. 그의 생일(6월 16일)과 앨범 발매를 축하하기 위해 팬들이 돈을 지불하고 지하철 한 량을 광고판으로 꾸민 것이다.

이처럼 지하철 한 량을 연예인 사진으로 래핑하는 데 드는 비용은 월간 기준 1000만원 안팎이다. 임영웅 팬클럽에 소속된 한 여성은 "지난달 25~26일 열린 생애 첫 스타디움 콘서트를 응원하고 싶어 일반인이 많이 볼 수 있는 홍보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팬덤'이 일상 속으로 파고들면서 도심 모습까지 바꿔놓고 있다. 그 활동과 영향력은 과거 팬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직적이고 적극적이다. 팬덤 규모가 수십 배, 수백 배로 확장되면서 이들이 동원할 수 있는 인력과 금력도 막강해졌다. 가령 아이유 팬클럽인 유애나는 공식 팬카페 기준 34만명, 임영웅 팬클럽인 영웅시대는 공식 팬카페 기준 20만명을 헤아린다. 이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아이돌을 응원하기 위해 공적 공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하철 전광판은 물론 버스나 건물 벽면 광고, 영화관·카페 등을 이용해 연예인의 데뷔 주년을 기념하거나 생일을 축하한다.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는 매달 100만~700만원, 역사 내 광고는 월 최대 400만원을 내야 광고할 수 있다. 버스정류장 광고비 역시 월 150만원을 넘는다.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팬들이 게재하는 광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매일경제가 서울교통공사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하철 역사와 객차에서 이뤄진 전체 광고 2만1952건 중 아이돌 팬클럽 광고는 9148건으로 4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팬클럽 광고 비중(32.2%)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특정 카페는 팬들의 아지트처럼 활용되고 있다. 팬심을 겨냥해 특정 연예인 사진과 음반으로 꾸민 카페를 팬들이 알음알음으로 찾아와 팔아준다.

기자가 서울 홍대에 위치한 한 '생일카페'를 방문해 1만원짜리 음료를 주문하자 연예인 얼굴이 그려진 부채와 사진까지 달려 왔다. 이곳에서 만난 직장인 최 모씨(28)는 "일반 카페보다 값이 비싸지만 확실히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팬클럽 대관을 주로 하는 서울 성수동의 카페 관계자는 "팬클럽 대관 문의를 일주일에 두 건씩 받고 있다"며 "하루 평균 손님이 100명 정도라면 연예인 생일카페가 열리는 날엔 600명 정도가 방문한다"고 말했다.

팬클럽이 원하는 광고를 대행해주는 업체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윤철 팬나이스 팀장(36)은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광고 장소는 지하철"이라며 "홍대입구역이나 삼성역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선호하고 보통 지하철 벽면 광고를 많이 선택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해외 팬들의 광고 문의까지 덩달아 늘었다. 김태훈 좋은광고연구소 대표(38)는 "방탄소년단(BTS)이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 해외 팬클럽 광고 문의가 크게 늘어났다"며 "특히 중국 팬들이 대형 광고 문의를 많이 해왔다"고 전했다.

공공시설에 게재하는 광고는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만큼 당국의 승인 절차가 까다롭다. 서울지하철은 하루 평균 이용 인원만 약 660만명에 이른다. 지하철 광고를 심의하는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관계자는 "구속이나 기소, 음주운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광고는 승인하지 않는다"며 "과거에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은 민원이 많이 들어오면 광고를 내릴 수 있다는 조건을 걸고 승인한다"고 밝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팬심을 소비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경제 현상으로서 팬덤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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