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honey] 자연과 도심 속 예술 산책

[여행honey] 자연과 도심 속 예술 산책

[여행honey] 자연과 도심 속 예술 산책

20주년 맞은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 '주목'

(안양=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숲속 길을 산책하며 자연과 어우러진 예술작품을 감상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시내 공원이나 산책로, 인도에 설치된 예술작품은 도시의 조경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을 갖고 공공예술 프로젝트 20주년을 앞둔 경기도 안양을 찾았다.

◇ 삼성산 안쪽에 있는 안양예술공원

안양시 만안구 안양예술공원이 있는 자리는 시대에 따라 변천을 겪었다.

이곳에선 1930년대 삼성산 계곡물을 이용한 '안양풀'이 문을 열었다. 1969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이후에는 안양유원지 간판이 내걸렸고 피서철이면 인파로 넘쳐났다.

1977년에는 대규모 홍수가 나면서 큰 피해를 봤다. 시간이 지나 2006년 안양예술공원이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됐다.

지하철과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도착한 안양예술공원 입구는 여느 산들과 비슷했다.

잘 정리된 보도와 그 위를 오가는 사람들, 주변의 나무와 계곡이 보였다. 몇분 걸어가니 오른쪽에 흰색의 나지막한 건물이 서 있었다. 단조롭지만, 자연풍경과 잘 어울렸다.

꽤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있는 건물의 느낌이다. 바로 안양파빌리온이다.

안양파빌리온은 '안양 공공예술(Public Art) 프로젝트'의 중심 역할을 하는 건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안양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3년마다 열리는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 축제다. 2005년 시작했으니 내년이면 햇수로 20주년을 맞는다.

안양예술공원에는 이러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50점이 넘는 야외조각과 건축물 등이 설치돼 있다.

◇ 안양파빌리온에서 전망대까지

숲속을 걸으며 작품 해설을 듣다

안양파빌리온은 포르투갈 출신 건축가 알바루 시자 비에이라가 설계했다.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 첫 회 작품으로 안양예술공원에 세워졌다. 내부에 들어가 보니 비정형적인 양쪽 천장의 선, 은은한 조명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이 공간은 일반인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안양예술공원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 투어가 시작되는 곳이다. 투어는 11월 말까지 진행된다.

필자도 방문한 날 도슨트와 동행했다. 안양파빌리온에서 조금 걸어 나가 다리를 건넜다.

삼성천을 내려다보니 두 개의 큰 바위 위에 물고기 형태의 분수 작품이 보였다. 바위들은 1977년 홍수 때 산에서 굴러내려 온 것들이다. 산책길에는 도자기 조각이 이어진 구간도 마련돼 있었다.

약간의 경사가 있지만 별 어려움 없이 오르내릴 수 있는 오솔길을 걸었다.

도슨트는 작품뿐 아니라 관객들의 다채로운 반응, 안양의 역사,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의미까지 함께 설명해 줬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 스치는 소리가 이어지다가 고요함이 찾아오기도 했다.

그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을 여러 번 쳐다봤다. 순간 근처에서 나무를 쪼는 '딱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도슨트가 나무 위를 가리키며 딱따구리라고 가르쳐줬다.

길을 오가며 운동하는 주민, 삼삼오오 작품을 보러 다니는 이들이 스쳐 지나갔다.

덴마크 출신 작가 예페 하인의 '거울 미로' 작품 앞에선 거울 조각에 비치는 나무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도자기 제작기법으로 완성된 인물 조각들이 배치된 이승하 작가의 '정령의 숲'도 걸어봤다.

좀 더 발걸음을 옮기니 기와로 능선을 이어준 이승택의 '용의 꼬리'가 나타났다. 작품이 도드라진다기보다는 산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네덜란드 건축가그룹 MVRDV의 '전망대'에 다다랐다. 등고선을 입체화한 듯한 작품인데, 윤곽선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올라갈수록 주변 풍경이 더 멀리 잘 보였다.

전망대를 내려와 다시 안양파빌리온까지 걸어가면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 평촌의 도심 공원·산책로의 작품들

공공예술 작품을 평촌 도심 속 일상의 장소에서 볼 수는 없을까. 동안구 안양중앙공원에 가 봤다.

기울어진 집 모양의 작품이 눈에 띄었다. 태국 출신 리크리트 티라바니트의 '무제 2007(티하우스)'이다.

이 작품은 45도로 기울어져 있다. 외관은 한국 전통 가옥을 참고해 디자인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원이니 누구나 볼 수 있고, 내부에도 들어가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지하철 범계역에서 나와 바로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평화공원이 있다.

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로 몸을 움직이는 주민의 모습이 보였다. 이곳에는 경쾌한 색감의 강아지 다섯마리와 꽃 모양의 작품이 자리 잡았다.

일본 출신 구사마 야요이의 '헬로, 안양 위드 러브'다. 작가를 상징하는 물방울무늬가 여기에서도 보였다.

공공예술 작품은 산책로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범계역에서부터 필자를 안내한 또 다른 도슨트는 이곳 주민들이 이용하는 산책로 입구로 데려갔다.

색유리로 된 가림막이 펼쳐져 있었다. 프랑스 작가 다니엘 뷔렝의 '오색 찬란한 하늘 아래 산책길'이라는 작품이다.

다양한 색유리로 구성된 작품이라 바닥에 그 색깔과 나무 그림자가 함께 비쳤다.

높이 3.3m, 폭 5.7m, 길이 60m다. 작가가 보행자들을 위해 터널 형식으로 보도에 설치하는 구조물을 제안하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일상적으로 걸어 다니는 인도에서도 공공예술을 만날 수 있었다.

범계역에서 10여분 걸었을까 싶었는데 도슨트가 가르쳐준 방향을 바라보니 특이한 외관의 구조물이 눈에 띄었다.

사각형의 구조물에 노랑, 분홍, 연두색의 작은 타일이 붙어있고 그 주변에 붉은색 파이프가 기하학적으로 설치돼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작품 안내판이 있었다.

인도 한가운데 위치한 공동구 환기구를 이용한 박신자의 '특별한_휴(休)'다.

조금 더 걷다 보니 인도에 설치된 또 다른 작품이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영국 출신 게리 웹의 '루킹 타워'인데, 여러 개의 색거울을 10m 높이로 엇갈리게 쌓아 올렸다. 거울마다 각기 다른 도심 풍경이 비치고 있었다.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는 시민이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도시 자체를 하나의 갤러리로 만들어가는 것을 표방한다. 프로젝트에 초대된 국내외 작가들은 안양을 보고 체험하는 일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현재 안양예술공원을 포함해 시내에 설치돼 있는 작품은 총 80여점이다.

안양을 찾아 도심과 숲속 길을 걸으며 여러 공공예술 작품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마다 개·보수도 필요하고 때로는 철거되거나 다른 작품으로 변경도 된다고 하니 어쩌면 작품의 일생도 사람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7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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