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경X이슈] ‘버닝썬’, 다시 뜨겁다
MBC ‘PD수첩’의 ‘버닝썬: 우리가 놓쳤던 이야기’ 방송편. 유튜브 채널 ‘MBC PD수첩’ 영상 캡처
‘버닝썬’이 다시 타오르고 있다.
지난 2019년 연예계는 물론 사회 전체를 들썩이게 했던 일명 ‘버닝썬 게이트’가 재조명되고 있다. 사건의 중심에 있던 ‘단톡방’의 멤버인 그룹 빅뱅 출신 승리와 가수 정준영,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 등이 형기를 마치고 돌아온 뒤 목격담을 통해 근황을 전해 시선을 모았고, 이에 맞춰 여러 방송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영상 등이 공개되며 ‘버닝썬’과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MBC ‘PD수첩’은 ‘버닝썬’ 사건의 출발점이 된 김상교 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단톡방’ 멤버들과 경찰 고위 관계자의 유착이 의심된 건, 2018년 11월 클럽 ‘버닝썬’ 관계자에게 구타를 당한 김 씨가 이를 경찰에 신고했음에도 오히려 본인이 체포돼 고소 및 고발을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MBC ‘PD수첩’의 ‘버닝썬: 우리가 놓쳤던 이야기’ 방송편. 유튜브 채널 ‘MBC PD수첩’ 영상 캡처
김 씨는 “경찰의 독직 폭행 수사를 요청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내사종결됐다”며 “버닝썬 클럽에 있는 여성들로부터 성추행 고소까지 당했다. 나는 성추행범이 됐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 지옥문 앞에 매일 서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여성들 중에는 김 씨를 클럽밖에서 폭행한 장 모 이사의 지인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당시 약물 성폭행 피해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던 이 모 씨 역시 가해자인 태국인 남성이 5년째 처벌받지 않고 있으며, 인터폴 적색 수배 상황에도 태국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고, ‘버닝썬’의 전 직원 인터뷰를 통해 “경찰관계자들이 ‘버닝썬’에서 한 달에 몇 번씩 접대를 받았다”고 밝혀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에는 BBC 뉴스와 BBC 뉴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버닝썬: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K-pop scandal: Exposing the secret chat groups)’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버닝썬: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 영상 캡처. BBC 뉴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는 물의를 일으켰던 ‘단톡방’ 멤버들에 대한 취재 뒷이야기와 함께 당시 ‘버닝썬 사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특히 지난 2019년 11월 세상을 떠난 그룹 카라 출신의 구하라가 ‘단톡방’ 멤버들과 이들 사이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규근 전 총경과의 유착 관계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고, 위로와 격려의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구하라의 이야기가 조명된 후 이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를 통해 구하라의 금고 도난 사건 미스터리로 이어져, ‘버닝썬 게이트’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故 구하라의 개인 금고를 훔쳐간 범인의 CCTV 모습을 공개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지난달 방송된 ‘그알’에서는 구하라의 장례가 치러진 뒤 구하라의 휴대전화가 들어있던 개인 금고가 사라진 사건을 다뤘다. CCTV를 조사한 결과 유족들이 유품을 정리하고 떠난 뒤 한 남성이 구하라의 자택에 침입해 금고를 훔쳐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범죄 전문가는 “휴대전화를 판도라의 상자로 본 것이 아닌가 싶다”고 전해 ‘버닝썬’ 일당과의 연결고리를 의심했고, AI 기술을 통해 화질을 개선한 CCTV 영상을 토대로 한 몽타주까지 공개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금고 속 휴대전화는 구하라의 친오빠가 비밀번호를 풀기 위해 전문 업체에 맡겨둔 상태로, 휴대전화 속 내용이 공개되면 또 한 번 파문이 일지 이목이 쏠린다.
이외에도 배우 고준희, 송다은, 이철우 등은 자신이 ‘버닝썬 사태’의 피해자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사건과 전혀 무관함에도 당시 함께 찍힌 사진 등을 토대로 ‘버닝썬’ 관련자로 지목돼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밝히기도 했다.
김원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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