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연체율 치솟자…하나은행 '몸집보다 내실'로 방향 틀었다

공격적인 기업대출을 앞세워 2022년부터 2년 연속 ‘리딩뱅크’(순이익 1위 은행)에 오른 하나은행이 ‘내실 다지기’로 선회한 것은 건전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순이자마진(NIM) 등 핵심 수익성 지표가 악화한 데다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치솟자 방향을 틀었다. 은행의 기업대출 확대가 모기업인 금융지주의 배당 여력을 축소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기업대출 연체율 치솟자…하나은행 '몸집보다 내실'로 방향 틀었다
역마진 경쟁 부메랑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대출 시장은 2022년 10월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경색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은행 문을 두드리면서 커졌다. 2021년 말 1065조7000억원이던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올 5월 말엔 1291조6000억원으로 2년 반 만에 225조9000억원(21.2%)이나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가계 빚을 조이면서 가계대출 확대가 어려워진 점도 은행권의 기업대출 증가를 부추겼다.

기업대출 연체율 치솟자…하나은행 '몸집보다 내실'로 방향 틀었다
하지만 은행들이 실적을 내기 위해 다른 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써내서라도 대출 자산을 확보하려고 하면서 출혈 경쟁이 펼쳐졌다. 한 시중은행 기업투자금융(CIB) 담당 부행장은 “기업들이 0.01%포인트라도 낮은 금리를 제시한 은행에서 대출받으면서 조달 금리보다 더 낮게 빌려주는 ‘역마진’ 대출이 속출했다”고 전했다.

기업대출을 가장 많이 늘린 하나은행은 핵심 수익성 지표인 NIM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작년 1분기 1.68%이던 하나은행 NIM은 올 1분기 1.55%로 떨어졌다. 낮은 금리를 앞세워 대출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의 올 1분기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 금리(잔액 기준)는 연 5.32%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다.

기업대출 확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까지 겹치면서 1분기 4대 은행의 모기업인 4대 금융지주의 자본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악화했다. 하나금융이 전 분기보다 0.33%포인트 하락했고, KB(0.19%포인트) 신한(0.08%포인트) 우리(0.04%포인트)도 CET1이 떨어졌다.

하나(12.89%) 우리(11.95%)의 CET1은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가 가능한 기준인 13%를 밑돈다. 한 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해외 주주들이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CET1에 민감한 만큼 RWA를 키우는 기업대출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있는 점도 걱정거리다.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8%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6%에서 0.66%로 0.2%포인트나 뛰었다. 기업대출 조이기 확산하나하나은행이 기업대출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은행권의 기업대출 확대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올 들어 SK온과 신세계건설 등 대기업 대출을 늘리면서 1분기 기업대출 증가액(6조3343억원)이 4대 은행 중 가장 많았던 신한은행도 하반기엔 보수적으로 기업금융 전략을 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도 모기업인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검토 중이어서 대출자산 확대가 쉽지 않다. 한 시중은행 CIB 담당 임원은 “하반기엔 수익성과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우량 기업 중심으로 대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ELS 손실 사태로 자산 확대 경쟁에서 비켜나 있던 국민은행은 기업대출 확대 여력이 있는 편이다. 국민은행은 1분기 기업대출 증가액(1조9319억원)이 4대 은행 중 가장 적었다.

김보형/박재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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