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막이판 설치? 집값 떨어져" 집주인 싸늘…장마가 두렵다

'반지하→지상' 이사비 지원한다더니…"있었는데, 없어졌어요"

"물막이판 설치? 집값 떨어져" 집주인 싸늘…장마가 두렵다

"아 반지하 이사비용 지원이요?…있었는데, 없어졌습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반지하주택에 살던 이모씨(32·남)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 상담사 답변을 듣고 "어이없었다"고 말한다.

반지하에서 살던 그는 수해 침수를 우려해 지상 주택으로 이사할 곳을 찾던 중 2023년 10월쯤 서울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 청약에 당첨됐다. 소득조건을 만족한 청약자가 서울 내 임차보증금 4억9000만원 이하 주택을 찾아 입주를 신청하면 SH가 보증금의 30%(최대 6000만원)까지 무이자 대출해 주는 사업이다.

이씨는 2023년 7월 장기안심주택 청약 안내문에서 '반지하에서 지상으로 이주하는 세대에 1회에 한해 최대 40만원 한도내에서 이사비를 지원한다'는 문구를 확인하고 SH에 해당 지원을 받기 위해 연락했다. 그러나 SH를 대리하는 법무사는 '반지하 이사비 예산 지원은 없어졌다'고 했다.

SH에서도 "반지하 이사비 예산이 없다"고 했다. SH고객센터에선 "2023년말까지 이사한 경우에 한해 지원했고 현재는 예산이 없다"는 설명이 전부였다. 이씨가 청약을 지원할 땐 이사비 지원 예산이 부족할 수 있다는 설명은 없었다.

올여름에 강력한 폭우가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오던 지난 4월, 이씨는 약 70만원을 들여 직접 반지하에서 지상층으로 이사했다. 서울시나 SH로부턴 이사비용은 물론 반지하 지원 혜택에 관해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

그는 "반지하에 살때는 물론이고 이사 과정에서 서울시, SH, 종로구, 성북구 등으로부터 반지하 주택 지원과 관련해 지원받을수 있는 제도나 혜택에 대해 단 하나의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서울시 "유기적 협업으로 효과적 반지하 지원정책 추진"…이씨 "어떤 안내도 없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득과 자격 요건을 갖춘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지하 특정 바우처 사업은 관할 주민센터나 자치구 주거안심센터, 120다산콜센터 등을 통해 사업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과 같은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를 대상으로는 반지하특정 바우처 사업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이미 공공임대주택 지원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씨가 공공임대주택인 서울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 청약에 당첨됐기 때문에 지원 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반지하 등 비정상 거처 대응이 과도하게 분산돼 있으며 적극적이지 못한 행정 대응이라는 지적에 대해 "반지하 등 비정상 거처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의 주거안전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여 추진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2부시장 산하 각 부서 기능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부서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가구별 여건을 반영한 촘촘한 주거안정망을 구축했다"라며 "효과적 정책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지하 거주자 "걱정 안 할 수 없다"…기상 전문가 "강하고 잦은 폭우는 이미 새로운 일상"

정부와 지자체가 반지하를 없애겠다고 공언했지만 여전히 반지하에는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장마철을 앞두고 벌써부터 걱정이 눈앞을 가린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주택에 사는 장모씨(70·여)는 "걱정을 안할 수 없다"며 "비는 온다는데 물막이판이랑 역류방지장치를 설치했지만 사실 더 걱정되는 건 하수도 역류다"라고 했다. 관악구 신림동에선 2022년 폭우로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이 사망했다.

장씨는 "그때(2022년 여름 폭우)도 그랬다"며 "밖에서 들어오는 물보다 하수구에서 역류해 집안에서 물이 솟아오르는 게 더 무서운데 비가 오면 어떻게 될지 두렵다"고 했다.

신림동 주민 박모씨(72·여)는 "2022년 폭우 이후로 지하층을 비워두고 있다"며 "자동차 부품을 취급하는 법인에 창고로 세를 줬는데 법인에 대해서는 어떤 피해지원도 못 해준다고 해서 그냥 지하를 비워두고 있다. 재산세만 계속 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여름에 또 어떻게 될지 몰라서 내돈으로 비를 막아줄 처마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물막이판이 높이가 다들 비슷한데 여기 같이 저지대는 좀 높아야할 같다"며 "지난번(2022년 폭우)에는 물 높이가 무릎을 한참 넘겼다"고 했다.

"집값 떨어질까 봐" 집주인들 반대에…물막이판 설치율 72% 그쳐

④ 물막이판 설치율 72%…지상층 이주 월세 지원 인센티브 부족

서울시는 지난 2022년 여름 집중 호우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반지하·옥탑방·고시원(지옥고)과 판잣집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40만 가구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20만 가구에 달하는 반지하주택은 매입과 정비를 통해 점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반지하비율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와 모아타운 대상지를 선정키로 했다. 실제로 2022년엔 신통기획으로 선정된 25곳 중 9곳의 평균 반지하비율이 65%를 넘었다. 올 상반기 뽑힌 12곳 가운데서도 8곳의 평균 반지하비율이 69.8%였다. 2022년 하반기 모아타운 선정대상지 27개소의 반지하주택 비율은 62%가 넘었고 올해 대상지 6곳 가운데 3곳의 평균 반지하비율은 74.4%였다.

반지하로 빗물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물막이판 설치에도 나섰다. 지난 5월 22일 기준 침수우려가구 2만2842가구 중 72%(1만7950가구)에 물막이판을 설치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서울시의 정책이 여전히 미비하단 지적도 나온다. 물막이판 설치의 경우 약 4000여가구는 집값이 하락할 것을 우려한 집주인들의 반대를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000가구도 집주인과의 연락 두절로 인해 물막이판이 보급되지 못했다.

반지하주택 거주자가 지상층으로 이주할 경우 월세 20만원을 최장 6년 지원하는 '반지하 특정바우처'를 놓고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상층과 반지하와의 월세 차이가 40만원 이상 벌어져 20만원 혜택으론 턱없이 부족해 그냥 반지하에 남으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사업은 실적이 저조해 지원 기간을 2년에서 6년으로 대폭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 예산액 대비 집행액은 4%( 4250건)에 불과했다. 올해는 지난 4월까지 3301건이 접수됐는데 그마저 예산액이 지난해 240억원에서 올해 3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지상층으로 이동할 때 최소 보증금이 1억5000만원에 달하지만 정책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월세 지원의 경우도 20만원은 반지하에서 지상층으로 이동하기엔 부족한 금액인 만큼 좀 더 정책의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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