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아니라고 해" 부둥켜 안고 오열…장례식장 울음바다
"우리 아빠 아니라고 해" 부둥켜 안고 오열…장례식장 울음바다
"아빠 아니라고 해, 우리 아빠 아니라고 해."
지난 1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일어난 대형 교통사고로 9명이 숨진 가운데 사망자 시신 6명이 안치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은 침통한 분위기에 유족들의 오열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2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에는 사망자 가운데 30대 남성 3명, 40대 남성 2명, 50대 남성 1명이 이송했다. 자정을 넘긴 시각에 이곳에 도착한 유족들은 경찰의 안내를 받아 사망자 신원을 확인했다.
유족들은 사고 소식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외조카 사망 소식을 듣고 왔다는 A씨(67·남)는 장례식장 입구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젯밤에 사고 소식을 들었다"며 "다른 유족도 와 있고 우리 가족들도 오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정확히는 모르지만 조카가 시청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착한 아이었다"고 했다.
형의 사망 소식을 듣고 왔다는 B씨는 취재진에게 "희생자 동생"이라고 신분을 밝혔지만 심경을 묻는 말에 말없이 장례식장으로 들어갔다.
병원 근무자로 알려진 한 사망자의 이모라는 C씨는 "착한 아이였다"며 "새벽에 소식을 듣고 왔다"고 했다.
감색 정장을 입고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한 남성은 "(시중은행) 동료를 조문하러 온 거냐"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하면서 "처참한 기분이다"라고 했다.
숨진 시중은행 부지점장의 삼촌 부부라고 소개한 유족은 "착하고 성실하고 다 잘하는 우리 조카"라며 "몇년을 같이 살며 같이 키우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조카는 결혼한 지 30년이 됐고 아들하나에 딸 둘이 있다"고 했다.
오전 1시30분쯤 택시를 타고 장례식장에 도착한 남성은 취재진을 향해 "어디로 가야 하냐"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남성이 도착한 지 약 20분쯤 후엔 여성이 장례식장 앞 길에 주저 앉아 "아빠 아니라고 해, 우리 아빠 아니라고 해"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이들은 곧이어 도착한 여성과 부둥켜안고 울었다.
사고 가해차량의 손해보험사 직원 3명도 이날 장례식장을 찾았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다른 병원은 아직 안 갔다"며 "이곳에 사망자가 많아 처음으로 이곳에 왔다. 사망자등 확인하고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은 현장에서 유가족을 지원하는 공무원 등이 '아직 유가족들이 원치 않는다'는 취지로 만남을 거부해 돌아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