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사연 깊은 그…'우육면'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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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는 한 나라의 사회 정치 경제가 은연중에 녹아 있다. 중국 음식도 예외가 아닌데 세계로 퍼진 중국 음식 속에는 현지의 문화와 역사까지 곁들어 있다. 지구촌 중국반점의 요리를 통해 중국 본색을 알아보고 세상을 들여다본다.
대만으로 여행 가면 빼놓지 말고 먹어보라는 음식이 소고기 국수, 우육면(牛肉麵)이다. 대만식 우육면이 얼마나 이름났는지 한국과 일본 등은 물론 중국까지도 진출했다. 북경을 비롯해 중국 여러 도시에서 즐겨 먹는 소고기 국수는 두 종류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란주 라면(蘭州 拉麵), 또 다른 하나가 우육면이다. 중국인들끼리도 갑론을박 논쟁을 벌이지만 일각에서는 이 우육면이 대만 소고기 국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 중국 국수가 대만으로 그리고 다시 대만에서 중국으로 재진입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 란주 라면은 이름 그대로 중국 서북부 간쑤성 성도인 란주에 뿌리를 둔 소고기 국수다.
우육면. 출처 : 바이두
많이 알려진 것처럼 대만 우육면은 국민당과 공산당이 싸운 국공내전에서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건너온 쓰촨성 출신의 퇴역 군인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이들이 제대 후 생업을 위해 음식점을 열고 고향에서 먹던 우육면을 만들어 팔면서 대만에 퍼졌다.
여기에도 다양한 설이 전해지는데 대만 우육면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맑은 소고기 육수에 소고기 편육을 얹은 청탕(淸湯) 우육면이고 다른 하나는 사천 특유의 맵고 얼얼한 맛의 붉은색 국물의 홍탕(紅湯) 우육면이다. 홍탕 우육면은 쓰촨성 출신 노병들이 만들어 퍼뜨렸고 청탕 우육면은 전통적으로 이슬람교를 믿었던 소수민족인 회족(回族)들의 음식으로 이 국수가 대만에 전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 하나는 중국의 많고 많은 성(省) 중에서 왜 하필 산둥성도 아니고 장쑤성이나 푸젠성도 아닌 쓰촨성 출신의 노병들이 대만에 우육면을 퍼뜨렸던 것일까?
쓰촨성에서 우육면을 많이 먹기도 했지만 일단 공산당을 피해 대만으로 건너온 군인과 민간인 중에는 쓰촨성 출신들이 많았다. 이유는 국민당 정부가 중일 전쟁 때 일본군에 쫓기면서, 그리고 국공내전에서 공산군에 밀리면서 수도를 장쑤성 난징에서 광둥성 광저우로 그리고 쓰촨성 충칭으로 또 마지막으로 쓰촨성 청두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쓰촨성 출신들이 국민당 정부를 따라 대만으로 건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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