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까지… 학부모 갑질에 속 끓는 일본 교사들
“평일 밤이나 주말에도 보호자 대응에 쫓겼다.”
일본 간토 지방 한 공립초등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의 고백이다. 과도한 요구나 불만을 표출하는 학부모들의 존재가 일본 교사들의 스트레스 원인으로 갈수록 두드러지는 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3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공립학교공제조합’의 지난해 조사에서 “의사와 상담이 필요할 정도의 강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응답자가 11.7%를 기록해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강한 스트레스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 응답자 비율은 조사가 시작된 2016년 8.9%를 기록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휴교가 계속된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증가했다.
공제조합이 2016∼2022년 조사를 통해 확보한 172만명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힌 건 보고서 작성 등 ‘사무적 업무량’이었다. ‘대처가 곤란한 아동·학생에 대한 대응’, 학교 업무를 분담하는 ‘교무 분장’이 뒤를 이었다. ‘학부모 대응’은 4번째로 많은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증가세가 뚜렷하다. 도쿄의 한 공립중학교에서 근무하는 50대 여성 교사는 요미우리에 “최근 학부모의 불합리한 요구, 고압적인 태도가 늘었다”며 “교육 서비스를 받은 ‘고객’이라는 점을 내세워 주저없이 불평, 불만이나 분노를 터뜨린다”고 털어놨다. 요미우리는 “학부모 대응에 피폐해지는 교직원이 늘어 있어 부담을 줄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