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웠어 잘가”…국내 첫 아쿠아리움 39년 만에 ‘굿바이’[르포]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김세연 수습기자] “일전에 몇 번 왔었는데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해서 서울까지 찾아왔어요.”
20개월 딸과 함께 제주도에서 서울 여의도 아쿠아플라넷63을 찾았다는 우선혜씨는 “다른 아쿠아리움도 좋아하지만 초등학교 때 처음왔던 이곳에 추억이 많다”며 딸에게도 추억을 나눠주고 싶다고 했다.
39년 만에 영업을 종료하는 서울 영등포구 소재 아쿠아플라넷63에서 대표 퍼포먼스인 ‘인어공주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세연 수습기자)
1985년 개장한 아쿠아플라넷63이 39년 만에 영업을 종료하는 30일, 수족관은 과거 추억을 회상하는 중장년층부터 데이트를 하는 청년들과 신기한 듯 물고기를 관람하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아이들은 화려한 물고기를 보며 신기한 표정을 지었고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의 행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수족관을 찾은 한 할아버지는 손주들에게 “이제 언제 볼지 모르는데 잘 봐둬라”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날 아쿠아플라넷63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퍼포먼스 ‘인어공주 공연’은 평소보다 더 많은 관객들로 붐볐다. 인어공주로 분장한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들이 수족관 안을 유영하자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모두 환호성을 내질렀다. 어릴 적부터 아쿠아플라넷63을 자주 찾았다는 이혜리(31)씨는 “어른이 되고 봐서도 재밌고 감동적이었다”며 “어릴 적 기억이 나서 대전에서 이른 아침 표를 끊고 올라왔는데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부모·가족들은 자신의 어릴 적 추억을 아이들과 공유하고 싶어 방문했다고 말했다. 9살 아들과 방문한 안영호(49)씨는 “지금 첫째 아이 나이 때 처음 왔던 아쿠아리움이 사라진다고 해 함께 찾았다”며 “아이들은 지금 단순히 물고기를 봐서 좋겠지만 커서 ‘옛날에 가족들이랑 아쿠아리움을 왔구나’ 추억할 수 있으니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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