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원래 이런 겁니다, 죽어가는 강을 위한 이야기
강은 원래 이런 겁니다, 죽어가는 강을 위한 이야기
내성천 하류 국가하천 구간의 대대적인 준설공사 소식이 막 들려온 지난 14일 (중앙) 환경운동연합와 서울을 비롯 광주·울산 등 전국 환경운동연합의 신입활동가들이 현장 수련회의 일환으로 새만금, 금강 농성장, 경주 월성원전 등을 찾아 현장 교육을 한 데 이어 마지막 4대강사업의 현장인 내성천을 찾았다.
우리나라 강이 산간계곡을 빼면 주로 모래강이고 그 모래강 원형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강이 내성천이다. 그런 내성천에서 마지막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영주댐이 들어서고, 그로 인해 내성천이 또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것이다.
눈으로 확인한 심각한 변화
영주댐으로 인해 일어난 내성천의 변화는 실로 크다. 영주댐으로 인해서 상류에서 모래와 물이 끊어진 내성천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육화(陸化)다. 새로운 모래와 물이 계속 공급돼 뒤덮어줘야 원래 모습이 유지되는 내성천의 특성상 그 물과 특히 모래가 끊어지자 새로운 모래가 뒤덮어주지 않으니 있던 모래는 하류로 쓸려내려가고 점점 거친 모래가 남은 그 자리에 들어선 것은 식생, 즉 풀과 나무였다.
풀과 버드나무가 그 순간을 빠고들어 빠르게 번져나간 것이다. 넓은 모래톱이 달뿌리풀과 버드나무로 순식간에 뒤덮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육상화(육화) 현상이 빠르게 번져가면서 깨끗한 모래톱을 자랑하던 내성천의 진면목은 빠르게 상실됐다. 이것이 영주댐으로 인한 내성천의 가장 심각한 변화다.
유명한 물돌이마을 회룡포나 무섬마을에서도 육화 현상은 그대로 재현됐고, 이를 보다 못한 마을주민과 지자체에서 문화재청의 예산 등을 받아서 트렉터를 동원해서 풀밭이 된 모래톱을 주기적으로 밀어서 그나마 현재의 모래톱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성천의 거의 맨 하류에 위치한 회룡포마저 심각한 육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내성천 전 구간에서 육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내성천 원형의 심각한 퇴행이 일어난 것이다.
영주댐으로 인한 또다른 심각한 변화는 수질의 악화다. 연중 1급수의 강물이 흘렀던 내성천이 영주댐으로 5~6급수로 전락해버렸다. 원래 영주댐 건설의 목적은 하류 낙동강의 수질개선이다. 수질개선용 댐으로 전국에서 처음 지어진 댐이 영주댐인데 영주댐을 짓고 물을 가두니 영주댐에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청산가리 6000배가 넘는 독이 든 녹조가 창궐해버렸다. 이런 물로 낙동강 수질을 개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영주댐은 사실상 목적을 상실해버린 유령댐이 돼버렸다.
내성천에 찾아온 새로운 위기... 대대적 준설공사
이런 상황에서 지난 여름 장마철에 발생한 회룡포마을 수해를 핑계로 윤석열 정부 환경부는 내성천 하류 준설공사를 예고하고 있다. 준설공사뿐 아니라 국가명승지인 회룡포에 제방 건설까지 예고하고 있어 우리 강의 원형을 간직한 내성천의 모습이 사라질 것이란 비판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이는 '내성천 하류권역 하천기본계획'이라는 이름의 현재 진행중인 전략환경영향평가 상에 명시된 내용으로 내성천 맨 하류에서 대대적인 준설공사를 해버리면 상류의 모래는 더 빠져 하류로 내려올 수밖에 없다. 기존 모래톱은 가뜩이나 모래 입자가 거칠어졌는데 더욱 거친 입자의 모래톱으로 만들어 육화 현상을 더 부추기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