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부 조직적 통계 조작"이라는 검찰, 법원 판단은

대전법원종합청사. 김정남 기자

대전법원종합청사. 김정남 기자

검찰이 문재인 정부에서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한 조직적 통계 조작이 있었다며 문 정부 인사 11명을 기소한 가운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 측 전원이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22일 대전지법 제12형사부(김병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한 11명의 피고인 측 변호인은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들은 "관련된 기록이 130권이 넘고 증거목록만 1천 페이지에 달하는 만큼 기록 검토에 시간이 걸린다"며 상세한 의견은 추후 밝히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원래 형사 단독 관할 사건이나 재정합의 결정에 따라 합의부에서 맡게 됐다"며 "법원에서 즉시처리 중요사건으로 지정됐으며, 피고인이 다수이고 3가지 통계에 관한 공소사실로 병합돼 기소된 점, 증거기록이 방대한 점 등을 감안해 준비기일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전지검은 지난 3월 전 정부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부, 통계청 관계자 11명을 통계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국토교통부, 통계청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하고 주택통계·고용통계·소득통계에 관한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22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김수현·김상조 전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등을 포함한 11명이 기소됐다.

 

검찰은 김수현 전 실장 등에 대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로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기 위한 목적 등으로 주택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산정 '주간 주택가격 변동률'을 125차례에 걸쳐 조작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검찰은 고용통계와 소득통계에서도 왜곡이나 잘못이 있었다고 봤다.

 

그래프 상 빨간 점들이 몰려있는 지점이 주요 조작 시기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대전지검 제공

그래프 상 빨간 점들이 몰려있는 지점이 주요 조작 시기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대전지검 제공

검찰은 기소 당시 "주동산 대책 실패로 주택가격이 폭등하고 일자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등 정부에 불리한 상황을 감추기 위해 대통령비서실 주도로 장기간 국가통계를 조직적으로 조작하거나 통계조사 결과를 왜곡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통계를 정부 정책의 성적표로 치부해 입맛에 맞게 조작한 최초의 통계법 위반 사례이며, 집중 수사를 통해 다수의 고위 공직자들이 장기간 연루된 조직적·권력형 범죄임을 규명하고 범행 동기와 전모도 명확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후 김수현 전 정책실장은 "저를 포함해 문재인 정부의 어떤 권력자도 부동산 통계를 조작하거나 국민을 속이려 하지 않았다"며, "오르는 집값을 걱정하면서 '정확한 상황이 어떤지 알아보라'는 등의 말을 한 것을 조작 지시로 둔갑시킨 것"이라는 내용의 반박 입장을 낸 바 있다.

관련 기록이 방대하고 피고인 측이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재판에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기록 검토 등으로 다음 준비기일은 8월 14일에 열기로 했다.

 

대전지법에서는 전 정부의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의 본 재판도 2년 가까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해당 합의부도 현실적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전지법 합의부가 2.5개 부에 불과하고, 즉시처리 중요 사건이긴 하지만 다른 사건들을 외면한 채 이 사건만 먼저 처리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 양해 부탁드린다. 재판 계획을 세밀히 세워 허락하는 한 신속히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OTHER NEWS

35 minutes ago

중국, 뜨거운 북부 비 쏟아지는 남부…대륙 강타한 여름철 이상기후

35 minutes ago

"손석구만 나오는데 괜찮나요"…현대차에 쏟아진 질문 [최수진의 나우앤카]

37 minutes ago

대통령실 ‘저출생수석 후보’, 다자녀 워킹맘 포함 4명 압축

37 minutes ago

[단독] “코인 과세 미룬다더니”…실무자 소집해 속도내는 국세청

37 minutes ago

박동원, 날았는데

37 minutes ago

미국도 '신중론'…한은, 4분기엔 금리인하 가능할까

37 minutes ago

`포스트 HBM` 기대감 커지는 CXL…"하반기 시장 개화 전망"

37 minutes ago

“韓 찍고 미국으로”… 1~5월 한미간 항공여객 ‘역대 최다’ 이유는

37 minutes ago

옥수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가요? 영양 전문가 검토

42 minutes ago

"갑자기..!" 전당대회 출마 앞둔 한동훈이 손 건넸다고? 35살 국힘 인사가 빛의 속도로 입장을 냈고 띠용한다

42 minutes ago

수술실 30%만 돌아간다…환자들 "죽음 다가오는 심정"

42 minutes ago

토트넘 전 감독 “포스테코글루 좋아하지만, 첫 시즌은 그럭저럭 보통 수준…4위 들었어야”

42 minutes ago

치어리더 최홍라 ‘서유림 핫팬츠 잡고 장난’ [MK포토]

42 minutes ago

HD현대오일뱅크,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출

42 minutes ago

바이든 말할 때 트럼프 마이크 끈다… CNN, 첫 TV토론 규칙 공개

42 minutes ago

정부 "17일부터 중증응급질환별 순환당직제"

48 minutes ago

용인특례시, GTX-A 구성역 경유 노선버스 새벽 1시10분까지 운행한다

48 minutes ago

제과점 문앞에 개 1마리 묶어놓은 손님…벌금 100만원, 무슨 일?

48 minutes ago

[포토] 시구하는 이기찬

48 minutes ago

‘K팝 톱티어’ 라이즈 컴백 D-1…‘Boom Boom Bass’ MV 티저 공개

56 minutes ago

받아주는 병원 없었다...`급성맹장` 50대 병원장이 수술

56 minutes ago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호텔리어로 인생 2막 시작

56 minutes ago

'108홀 향해 착착'…제천시, 명품 파크골프장 조성 본궤도

56 minutes ago

MLB 딱 3명, 마운드 위에서 포효한 이마나가 '1점대 ERA' 유지

1 hour ago

강은 원래 이런 겁니다, 죽어가는 강을 위한 이야기

1 hour ago

[사진] 사마르칸트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

1 hour ago

"불닭 소스는 이 기업이 만들어요"… 소식 알려지자 '상한가'

1 hour ago

의협회장, 전공의 대표 공개 비판에 “신경 끄고 손 뗄까?”

1 hour ago

할증까지 적용하면 60%... 한국, OECD 최고 상속세율

1 hour ago

22대 국회, 첫 특금법 개정안 발의…`금융범죄자 시장 진입 차단

1 hour ago

윌커슨, 떴다

1 hour ago

"최근 이상사례 보고된 수두백신 안전성 이상무"

1 hour ago

의료계 집단휴진 예고…정부, 비상진료체계 강화로 의료공백 대응

1 hour ago

김태형 롯데 감독 "박세웅, 잘 던지려 하기보단 편안하게 해야"

1 hour ago

'뚝배기 라면'·'맞춤 전통의상' 준비…우즈베크의 국빈 대접

1 hour ago

나도 한혜진처럼…"주말마다 들러요" 요즘 관심 폭발

1 hour ago

활공폭탄에 치떤 우크라, 러 비행장에 드론 ‘벌떼 공격’[포착]

1 hour ago

[속보] 조국 "尹, 하야 안할듯…개헌-탄핵 투트랙 추진해 조기 종식"

1 hour ago

[사진] 사마르칸트 향하는 윤석열 대통령

1 hour ago

“올림픽에 오지마라, 생지옥 된다”…파리 시민들 분노 폭발,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