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속 빛난 슈란츠, 벨기에 격침시키고 잉글랜드 지옥 밀어넣었다[스한 이슈人]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이쯤되면 강팀 폭격기다. 슬로바키아의 공격수 이반 슈란츠(30)가 FIFA랭킹 3위 벨기에를 무너뜨린 데 이어 FIFA랭킹 5위 잉글랜드까지 지옥까지 밀어넣었다. 비록 역전패를 당했지만 슈란츠의 활약은 빛났다.
선제골을 터뜨린 이반 슈란츠. ⓒ연합뉴스 AFP
슬로바키아는 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 독일 겔젠키르헨에 위치한 펠틴스 아레나에서 펼쳐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16강 잉글랜드와의 맞대결에서 1–2로 졌다.
이로써 슬로바키아는 이번 유로 2024를 16강에서 마무리했다. 반면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8강에서 진출했다.
당초 이날 경기는 잉글랜드의 우세로 예상됐다. 주드 벨링엄, 해리 케인, 필 포든 등 기라성같은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포진한 잉글랜드에 비해 FIFA랭킹 45위인 슬로바키아는 한없이 작아보였다.
하지만 슬로바키아는 경기 초반부터 조직적인 수비와 압박으로 잉글랜드를 괴롭혔다. 잉글랜드가 파이널서드 지역까지 올라오면 촘촘한 두줄 수비로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했다. 공을 탈취하면 왼쪽 측면을 활용해 잉글랜드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처럼 슬로바키아는 잉글랜드에게 한 치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고민은 있었다.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쉽사리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선제골을 터뜨린 이반 슈란츠. ⓒ연합뉴스 AFP
이런 상황에서 슈란츠가 해결사로 나섰다.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슈란츠는 전반 25분 역습 과정에서 맹렬히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파고들었다. 페널티박스 앞에서 다비트 스트렐레츠가 공을 잡았고 왼쪽 측면에 비어있는 선수가 있는 가운데, 허를 찌르는 오른쪽 페널티박스 침투였다.
슈란츠의 지능적인 움직임에 스트렐레츠도 호응했다. 정확한 스루패스로 슈란츠 발 앞에 공을 배달했다. 슈란츠는 절묘한 터치로 골키퍼와 1대1 맞서는 상황을 만든 뒤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잉글랜드의 골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를 상대로 선취골을 뽑아낸 것이다.
사실 슈란츠는 조별리그에서도 뛰어난 득점력을 과시했다. 우크라이나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부터 선취골을 터뜨리더니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결승골을 작렬했다. 이번엔 잉글랜드에게도 선취골을 뺏어냈다. 주눅들지 않는 과감한 플레이를 통해 ‘우승후보 킬러’로 활약한 것이다.
슈란츠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슬로바키아는 후반 추가시간 벨링엄에게 오버헤드킥 동점골, 연장 전반 1분 케인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슈란츠는 득점 부문에서 3골로 조르지스 미카우타제, 자말 무시알라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유럽 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슈란츠. 비록 탈락했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강팀 킬러'로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선제골을 터뜨린 이반 슈란츠. ⓒ연합뉴스 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