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한파"…감소세로 돌아선 건설공사 계약
현대건설 계동 사옥. (사진=현대건설)/그린포스트코리아
올 1분기 국내 건설사들의 공사 계약액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약 8% 줄었다. 고금리 기조 유지 및 공사비 급등,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악재가 이어지고,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구조조정으로 건설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은 6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8조4000억원)에 비해 7.9% 줄었다. 분기별 건설공사 계약액은 2022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4분기 반등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분기별 건설공사 계약액은 2022년 2분기(82조7000억원)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3분기 45조5000억원까지 줄었다. 작년 4분기는 72조원으로 반짝 반등했으나, 올해 1분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작년 공공부문 계약액이 늘어나면서 4분기 효과를 봤지만 올해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발주하는 공공부문 건설공사 계약액은 올해 1분기 21조4000억원으로 10.1% 증가했지만 민간부문 계약은 41조7000억원으로 15% 줄었다. 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세종~안성 고속도로 등 공공 공사를 늘리며 공공부문 계약액은 증가했지만 민간에서는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1분기 건설공사 계약통계 요약. (자료=국토교통부)/그린포스트코리아
공종별로는 교량, 철도, 플랜트 등 토목부문 계약액이 2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4% 줄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계약한 91조1000억원 규모 대형 석유화학 설비 공사인 ‘샤힌 프로젝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축 계약액은 3.3% 감소한 3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현장 소재지별로 보면 수도권 건설공사 계약액이 29조5000억원으로 6.8% 증가했으나, 비수도권은 33조5000억원으로 17.8% 감소했다. 대규모 공사 및 사회기반시설 발주량 등이 상대적으로 수도권이 많다 보니 건설 경기가 지방보다 나은 편이라는 분석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상위 1∼50위 기업의 계약액이 29조4000억원으로 5.2% 감소했다. 반면 51∼100위는 3조8000억원, 101∼300위는 5조2000억원으로 각각 6.1%, 12.8% 늘었으며, 301∼1000위는 6조1000억원으로 18.9% 증가했다.
올해 건설 경기가 하락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원자재 상승 및 금리 동결 등 고금리 기조 유지가 꼽힌다. 여기에 하반기에 추진될 부실사업장 정리와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2년간 원가 상승과 고금리로 업황 침체가 이어지면서 건설업계에서도 사업성에 따라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공사비 회수를 하기 위한 방침이 맞물리면서 공공부문 계약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업황 회복을 위해선 건설사들의 눈높이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사비 급등과 건설경기 선행지표 부진, 부실 PF 현실화 등은 모든 건설사들에게 해당하는 이슈인 만큼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올해 1분기 주택 원가율 개선세, 하반기 광운대역세권 프로젝트 등 이익률이 높은 자체사업 파이프라인 가시화 등으로 이익 눈높이가 상향되는 효과를 얻었다"며 "하반기에 부실 PF 정리가 가시화된다면 업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고 대형 건설사의 경우 재무 여력을 갖추고 있어 부실처리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