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이대론 안된다" 브랜드 변신 '위기 탈출'
반도건설의 새로운 주거 브랜드 카이브가 최초 적용된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 © 반도건설
[프라임경제] 최근 주택 경기 침체 장기화 여파로 국내 건설사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견 건설사들의 경우 그동안 주요 공약 대상이던 지방 지역에도 대형 건설사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에 중견 건설사들이 현 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브랜드 변신' 카드를 꺼내면서 시장 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한창인 가운데 브랜드 프리미엄 강세가 나날이 확대되는 추세다. 비(非)브랜드에 비해 선호도가 높아 향후 집값 격차가 점차 벌어질 뿐만 아니라 일부 브랜드의 경우 지역 대표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 프리미엄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중견 건설사들 역시 브랜드 단장에 나서고 있다. 상품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청약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두산건설 브랜드 WZ 패턴 외벽·필로티 적용 예시. Ⓒ 두산건설
두산건설(011160)에 따르면 최근 위브(We’ve) 5가지 키워드를 재정립하며, 독창적 정체성을 보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따. 이런 일환으로 브랜드 위브와 제니스(Zenith) B.I(Brand Identity)를 담은 패턴을 각각 개발하고, 디자인 등록을 완료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패턴들은 향후 공동주택 단지 문주·외벽·필로티에 적용하며,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위브 5가지 키워드 가운데 차별화된 공간을 통해 입주민들에게 '기쁨이 있는 공간(Live)'을 선사하기 위한 전략이다. 멀리서도 위브와 제니스를 시인할 수 있게 해 입주민 자부심을 높일 예정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위브만의 차별화를 만들기 위해 '브랜드 협의체'와 '차별화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두산건설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동부건설(005960) 역시 2001년 런칭한 '센트레빌' 브랜드 리뉴얼을 위한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 네임은 그대로 유지하되 BI 로고 디자인 리뉴얼을 통해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세련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새롭게 담기 위해 공모전을 기획했다. 단순 브랜드 리뉴얼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브랜드 론칭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건설사들도 적지 않다. 대표 사례가 반도건설 '카이브 유보라(KAIVE UBORA)'다. 이는 유보라 론칭(2006년) 이후 18년여 만에 공개된 프리미엄 브랜드다. 카이브는 △다양한(Kind) △존경스런(Admirable) △가치있는(Valuable) △탁월한(Excellent) 등 반도건설이 전하는 핵심 가치가 조합된 네이밍이다. 한국 주거를 뜻하는 'K-Housing'과 특별한 발자취나 기록물을 뜻하는 'Archive'를 합쳐 "우리 삶의 다양한 이야기와 일상 가치 있는 순간들로 채워지는 품격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변치 않는 신념 아래 장인정신으로 쌓은 기술력과 철학을 집약해 고객 중심 소셜 특화 시설을 갖춘 주거문화를 제안한다"라며 "새로 선보인 카이브 유보라를 조기에 정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 올해를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완성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건설 새 주거브랜드 '아테라' 런칭 이후 고양시에 처음 선보이는 '고양 장항 아테라'. Ⓒ 금호건설
기존 '어울림'과 '리첸시아' 브랜드를 앞세웠던 금호건설(002990) 역시 20여년 만에 '당신의 삶을 비추는 아름다움, 아테라'라는 슬로건과 함께 신규 주거 브랜드 '아테라(ARTERA)'를 선보였다. 이는 아파트·주상복합 구분 없이 통합 브랜드로 사용된다. 아테라는 △예술(ART) △대지(TERRA) △시대(ERA)를 조합한 단어로, 삶 공간인 집을 '대지 위의 예술'로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단순 주거 공간을 넘어 하나의 예술로 대하는 남다른 철학을 담았다는 게 금호건설 측 설명이다. 지난 4월에는 HL디앤아이한라가 기존 '비발디'를 대체하는 신규 주거브랜드 '에피트(EFETE)'를 선보인 바 있다. '누구나 선호하는 완벽한 아파트'라는 의미 영어 표현 'Everyone's Favorite, Complete'를 조합해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일수록 브랜드 프리미엄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중견 건설사들이 주요 지역 분양을 앞두고 적극적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라고 바라봤다. 지속되는 주택 시장 침체에 중견 건설사들이 이런 노력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