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강릉∼삼척 철도의 경제성
그 당시 강릉·동해는 지금보다 훨씬 외진 곳이었다. 동해시가 개청(1980년)한 것도 고속도로 건설 후 5년이 지난 뒤였다. 그런 곳에 고속도로가 개통했으니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시 동해항 등의 개발 계획과 연계해 영동고속도로와 연결되는 활용성을 높이 산 때문이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후 동해고속도로 추가 건설사업은 부지하세월이 됐다. 2016년에 남삼척(근덕)∼속초 122㎞가 개통했으나 동해안 최북단 고성지역 관통로 연결과 남삼척∼경북지역 연결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이다. 강원∼경북 동해안은 아직 고속도로가 없고, 연결 교통망은 오직 국도 7호선 1개 노선뿐이다.
그런 곳에 고속화 철도가 연결돼 개통을 앞두고 있다. 올해 말에는 부산∼강릉 열차가 첫 기적을 울린다. 그런데 열차가 달릴 철도망이 순탄치 않다. 부산∼삼척은 고속화 철도를 달리게 되지만, 삼척∼강릉은 재래식 노후 철도를 이용해야 한다. 고속으로 달리던 열차가 삼척∼강릉 구간(총연장 45.8㎞)에 들어서 현저하게 속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구간 고속화 공사가 늦어진 탓에 사실상 단절 구간이 된 것이다.
‘투자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 즉 경제성이 낮다는 것이 고속화 지연의 주된 이유인데, 설득력이 없다. 삼척∼강릉 구간 고속화가 더 늦어지면, 애써 닦은 동해안 철도 전체의 물류·여객 수송 효율도 그만큼 저하될 수밖에 없다. 반세기 전, 고속도로를 놓던 때의 원대한 꿈이 그리워지는 아침이다.
최동열 강릉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