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 보는 논문’ 늘어… 91%가 피인용 ‘0′

지방 국립대에서 인문학 연구원으로 일하는 A씨는 지난해 한 사립대 교수 임용에 지원했다가 1차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다. 아는 사람을 통해 이유를 알아 보니, 다른 지원자에 비해 A씨 논문 수가 적은 게 문제였다고 한다. 그는 이후 자기 전공인 유럽 역사와 관련 없는 아시아 역사 학회에도 가입해 학회 논문을 쓰고 있다. 자기 전공이 아니고 관심도 크게 없다 보니 질이 높을 수 없다. A씨의 아시아 역사 관련 논문은 거의 피인용 횟수가 ‘0′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 국내 학술 논문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이 국내 학술 논문의 인용 현황(KCI 등재 기준)을 조사해 올해 발표한 ‘2022년 인용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1년에 발행된 인문학 분야 논문 3만4326편 중 91%(3만1336편)는 발행 1년 후에도 다른 논문에 한 번도 인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2007년에 발행된 논문 2만5037편 중에선 81%(2만331편)가 피인용(被引用) 횟수가 ‘0′이었다. 아무도 인용하지 않은 논문이 14년간 10%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아무도 안 보는 논문’ 늘어… 91%가 피인용 ‘0′

그래픽=이진영

‘피인용 횟수’가 많으면 다른 연구자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에 활용했다는 뜻으로 ‘논문의 질’이 높다는 의미다. 피인용 횟수가 ‘0′인 논문은 다른 연구자들이 안 봤을 뿐 아니라 논문 저자조차 관심이 없어 후속 연구를 안 한 것이다. 논문이 인용되려면 일정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피인용 횟수는 논문 발행 1~2년 뒤 측정한다.

사회과학 분야도 비슷하다. 2006~2007년 발행된 전체 논문 3만993편 중 73%(2만2624편)가 한 번도 인용되지 않은 논문이었는데, 2020~2021년엔 이 비율이 12%포인트 오른 85%였다.

아무도 보지 않는 논문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수 임용과 승진 심사 때 여전히 ‘논문 수’를 중요하게 보는 대학이 많기 때문이다. 시간을 들여 수준 높은 논문 한 편을 쓰는 것보단 여러 편 쓰는 게 평가에 유리하니 질 떨어지는 논문이 양산된다는 것이다.

정량 평가가 강조되면서 국내 논문 양은 실제 크게 늘어났다. 국내 학술 정보 데이터 베이스인 KCI 등재된 인문학 논문은 2006~2007년 2만5037편 발행됐다. 그런데 2020~2021년에는 3만4326편 발행됐다. 같은 기간 발행된 사회과학 논문도 3만993편에서 6만1181편으로 늘었다. 제대로 평가하지도 않고 논문을 실어주고 돈을 받는 ‘약탈적 학술지’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배영찬 한양대 명예교수는 “그동안 국내 학술 논문이 양적 성장은 어느 정도 이뤘으니 이젠 뛰어난 학술서나 인용이 많이 되는 등 학계에 영향력 있는 연구 성과를 위주로 연구자를 평가해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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