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막은 오물풍선… "이러다 수출길도 막힐라" 우려[北 오물풍선에 발묶인 항공편]

하늘길 막은 오물풍선…

지난 9일 서울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된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뉴스1

지난 9일 서울 잠실대교 인근에서 발견된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뉴스1

#. 최근 베트남 다낭공항에서 한국 청주공항행 비행기에 오른 A씨는 출입문이 닫히자마자 기장으로부터 출발지연 안내를 받았다. 현지 관제탑에서 출발허가를 내주지 않아 1시간 이상 대기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1시간 후 기장은 다시 방송을 통해 기내에서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며 이번에는 이유를 설명했다. 기장은 "북한의 오물풍선 때문에 인천공항 이착륙에 문제가 생겼고, 그 영향으로 한국행 비행기들의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지만 짜증스러운 표정은 감출 수 없었다. 기내 창 밖으로는 한국으로 떠나지 못한 국적기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피해를 입는 국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A씨와 같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를 단순 안보적 차원의 대응에서 나아가 국민의 실생활은 물론 국가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까지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6일 밤 남쪽을 향해 살포한 오물풍선은 180여개이며, 이 가운데 70여개가 경기 북부와 서울 등에 떨어졌다. 특히 지난 25일 밤 북한이 살포한 오물풍선 여파는 26일 새벽 1시46분부터 4시44분까지 약 3시간 동안 인천공항의 항공편 운항에 차질을 빚게 만들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시간 동안 열 번 정도의 활주로 항공기의 이착륙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고, 40여편의 항공기가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이는 인천공항만을 기준으로 집계된 수치로, A씨 사례처럼 해외에서 출발조차 못한 비행편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때문에 북한 오물풍선 피해 여파로 운항에 차질을 빚은 항공편은 해외 공항까지 감안하면 수백편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북한 오물풍선 살포는 국민 실생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차 중인 자동차가 파손되는 등 재산상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A씨와 같은 비행편을 이용한 공무원 B씨는 당초 오전 7시 한국에 도착하면 정상 출근을 하려 했으나 결국 반가를 써야 했다. B씨는 "기상악화나 천재지변 같은 비행기 출발지연 사유는 들어봤어도 북한 오물풍선 때문에 비행기가 뜨지 못한다고 하니 황당하다"며 "회사에 설명하기도 웃긴다"고 했다.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단 1개의 오물풍선이 항공기 운항을 3시간 동안 마비시켰는데, 다수의 오물풍선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공항 마비 사태까지 불러올 수 있어서다. 이 경우 화물항공기를 통한 수출길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는 수출물량의 절반 이상을 항공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뒤늦게 제도 미비점 보완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은 정진석 비서실장이 국정상황실,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에 피해자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로 인한 민간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을 통해 북한 오물풍선에 따른 국민 피해를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제도적 지원이 국민 개개인의 생명·신체·재산상 피해에만 집중돼 사회경제적 피해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정을호 민주당 의원은 "북한의 오물풍선으로 발생하는 개개인의 피해 외에도 사회경제적 손실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북한의 오물풍선에 어떤 내용물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공항과 같은 시설은 물론 주요 국가 산업단지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며 "국가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사후약방문이 아닌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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