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을 뒤흔든 케이팝 그룹 세븐틴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을 뒤흔든 케이팝 그룹 세븐틴

'세븐틴'보다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음반을 판매한 가수는 미국의 '테일러 스위프트'밖에 없었다

케이팝 남성 그룹 '세븐틴'이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영국의 대표적인 뮤직 페스티벌 중 하나)에서 케이팝 그룹으로는 최초로 메인 피라미드 스테이지를 선보이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13명으로 구성된 이 케이팝 그룹은 현지시간 28일 오후 무대에 올라 약 한 시간 동안 섬세한 안무와 매력적인 팝 멜로디를 선보이며 열렬한 팬들과 구경꾼들의 안목을 사로잡았다.

그들은 "우린 이 곳에 서 있는 사실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어도, 나라도, 문화도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음악을 통해 하나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을 뒤흔든 케이팝 그룹 세븐틴

보통 3시간 길이의 공연을 선보이는 세븐틴은 이번 페스티벌에서 컴팩트하고 활력 넘치는 60분을 선보였다

세븐틴의 음반은 지난해 천만 장 이상이 팔리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반이 판매된 그룹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들은 지난 달 영국에서 처음으로 톱 40 싱글을 기록했다.

이를 염두에 둔 그들은 이번 무대를 가장 감각적이고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노래들로 구성했다.

세븐틴은 달콤한 보컬과 빠른 속도의 랩, 엇박의 피아노 반주, 리드미컬한 반전 리듬을 모두 갖춘 히트곡 '마에스트로'로 무대를 열었다.

이 곡은 그들의 가장 야심찬 트랙 중 하나로, 기타로 연주한 반복적인 악구와 영어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가사가 어우러져 있다. 세븐틴은 그 외에도 랩이 많은 곡인 '날라리', 록키한 분위기 '2 Minus 1', 팬들이 함께 챈팅하며 따라 부를 수 있는 'Hot'을 선보였다.

세븐틴의 멤버 승관은 무대를 찾은 관객들에게 "세븐틴에 대해 들어본 적 있냐"고 물었다.

또 다른 멤버 호시는 "멤버가 너무 많죠?"라고 덧붙여 묻기도 했다.

이번 무대에서 13명의 멤버들은 기발한 무대 연출로 전원이 빛을 발했다.

세븐틴 멤버들은 각자의 랩, 보컬, 춤 실력을 바탕으로 더 작은 규모의 '유닛' 그룹으로 나뉘어져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여기서 각각 솔로로 빛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승관과 호시가 가장 활기차게 무대를 장악하며 노래 사이사이에 관중을 열광시켰고, 우지의 경쾌한 보컬과 버논과 조슈아의 소울풀한 음색도 잘 어우러졌다.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을 뒤흔든 케이팝 그룹 세븐틴

세븐틴이 한 시간짜리 공연을 이어가는 동안 청중은 계속해서 늘어갔다

세븐틴의 무대를 본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관객들의 첫 반응은 회의적인 듯 했다.

이날 오전 스퀴즈(Squeeze)와 올리비아 딘(Olivia Dean)의 화려한 무대가 끝난 뒤 피라미드 스테이지 앞 필드는 텅 비었고, 세븐틴이 준비한 첫 번째 무대인 '마에스트로'가 시작했을 때도 넓은 필드 곳곳은 여전히 비어 있었다.

그러나 한 시간 동안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세븐틴의 노력에 이러한 우려는 사라졌다. 그들은 무대 위를 활보하면서도 관객들이 있는 곳까지 내려와 팬들의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세븐틴의 무대는 훌륭한 디스코 느낌의 곡인 '아주 NICE'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그들은 다른 노래를 시작할 때마다 또 다른 에너지를 채워나갔다.

이번 무대는 케이팝의 글로벌 음악 차트 지배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였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반이 팔린 가수 톱10 중 4개가 한국 가수로, 세븐틴을 비롯해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뉴진스'가 그 주인공이었다.

이러한 트렌드에 글래스톤베리는 상대적으로 늦게 반응한 편이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두 차례 공연을 펼쳤고, 걸그룹 블랙핑크는 지난해 코첼라와 런던 브리티시 서머 타임 페스티벌에서 모두 첫 무대를 장식했다.

세븐틴 멤버 호시의 이름이 새겨진 축구 유니폼을 입고 온 호주의 밀리아는 피라미드 스테이지에 케이팝 가수가 올랐다는 사실에 "정말 예상치 못했지만 아주 훌륭한 무대였다"고 말했다.

"케이팝 가수들이 전 세계를 투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래스톤베리가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관객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곳에는 팬들 뿐만 아니라 뭔가 새로운 것을 찾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시도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합니다."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을 뒤흔든 케이팝 그룹 세븐틴

세븐틴은 피라미드 스테이지의 단 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무대를 장악했다

딸 몰리와 함께 맨 앞줄에 있던 아미도 “케이팝이 영국에 진출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저는 글래스톤베리에서 22년 간 일하며 태국 음식을 판매하고 있어요. 피라미드 스테이지 근처에는 발을 디딘 적도 없었는데, 이번에 와보니 정말 좋네요."

"너무 잘생기지 않았나요? 정말 멋져요!"

런던에서 온 치는 "멤버 중 한 명이 관객석에 내려와서 우리와 함께 호응하는 것 봤냐"며, "그 멤버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승관'이다"라고 전했다.

"그들은 긴장한 모습을 보인다거나, 얌전히 있으려고 하지 않아요. 늘 그렇듯 굉장히 여유롭고, 활기차고, 자신감이 넘쳐요. 그게 바로 우리가 이들을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커다란 무대에 대한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세븐틴은 확실히 편안한 모습이었다. 정밀한 안무를 선보이면서도 때때로 팬들과 소통하고, 팬들을 향해 손으로 하트 사인을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멤버 조슈아는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저희는 세븐틴입니다. 기억해주세요."

세븐틴의 팬들은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세트 리스트

  • 마에스트로
  • Ready To Love
  • SOS
  • Rock With You
  • 2 Minus 1 (Joshua & Vernon)
  • I Don’t Understand But I Luv U (퍼포먼스 유닛)
  • 청춘찬가
  • 날라리
  • 박수
  • Hot
  • Headliner
  • 음악의 신
  • 아주 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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