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출신 선교사, 미얀마 변화시킨 23년 사역 스토리

육사 출신 선교사, 미얀마 변화시킨 23년 사역 스토리

조 베드로 선교사가 미얀마 현지 교회에서 부흥 집회를 인도하고 있다. 조 베드로 선교사 제공

오랜 불교 국가로서의 전통을 자랑하는 미얀마. 전 국민의 80% 이상이 불교를 믿고 있으며 스리랑카와 함께 불교 종주국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군부 쿠데타가 발생, 지금까지 격심한 내전을 겪으며 불안한 정세에 휩싸여 있기도 하다. 이런 나라에서 한 우물만을 파듯 23년 간 머무르며 선교에 전념해온 한 선교사가 있다. 바로 조 베드로(58) 선교사다.

조 선교사는 원래 ‘장군’이 되는 게 꿈이었다. 이에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고 흔들림없이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려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신앙을 갖게 돼 사역의 길로 돌입했다. 진로를 변경하고서도 선교에는 뜻이 없었다. 그저 대형 교회를 개척하려는 욕심아닌 욕심이 늘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신학교 교수와 진로 문제를 상담하던 중 뜻밖의 권면을 받았다. “선교사로 나가라”. 그 교수는 집요하게 선교사를 권했다. 조 선교사는 일단 “기도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적지 않은 시간동안 선교사 진로를 내어놓고 기도를 했다. 마침내 일주일 가량 지난 후 선교사의 길로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주님께 항복을 하고 나의 일생과 영혼, 미래 등 모든 것을 아낌없이 드리기로 결단하게 됐습니다. 주님은 내가 가장 싫어하고 거부했던 바로 그것을 하게 하셨습니다. 선교사가 되는 것은 나의 선택과 결단이 아니라 오직 주님의 부르심이었습니다. 순종을 결단한 후 놀라운 기쁨과 자유를 경험했으며 선교사만큼 영광스러운 부르심이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됐습니다.”

조 선교사는 당시 오지 중의 오지였던 미얀마로 갔다. 그곳은 선교하기 매우 어려운 곳이었다. 선교 역사는 211년이나 됐지만 선교 상황은 갈수록 퇴보하고 있었다. 조 선교사는 “호랑이 입에서 이빨을 뽑아내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마음을 다잡고 선교에 나섰다.

처음 한 것은 고아원 사역이었다. 2004년 ‘별들의 집’이라는 고아원을 설립해 수십명의 고아들을 전도했고 이들을 미얀마의 선교 일꾼들로 키워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기반을 닦은 조 선교사는 강력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것은 바로 ‘부흥 집회’였다. 당시 미얀마에도 교회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매너리즘에 빠져있었고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으로 영적으로 나태해진지 오래였다. 부흥 집회를 기대하긴 어려운 형편이었다.

육사 출신 선교사, 미얀마 변화시킨 23년 사역 스토리

조 베드로 선교사가 기독국제학교에서 교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 베드로 선교사 제공

조 선교사는 절박한 마음으로 부흥 집회를 선도했다. 시작은 미약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창대해졌다. 70명으로 시작했던 부흥 집회는 이듬해 130명, 그 다음해 380명 등으로 참가 인원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에는 성인 1000여 명, 어린이 500여 명이 참석하는 대형 집회로까지 발전했다. 해마다 집회에선 수백명의 성도들이 회심했고 사역자로 헌신할 것을 결단했다. 이에 힘입어 조 선교사는 지금껏 총 19개의 교회도 개척할 수 있었다.

사역이 예상했던 것보다 성공적으로 진행됐지만 조 선교사는 새로운 기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학교’ 설립이었다. 그는 미얀마인들의 근본적인 세계관 및 가치관을 변화시켜야 선교가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미얀마인들이 표면적으론 개종을 하지만 불교에 뿌리를 둔 세계관과 가치관이 바뀌지 않아 지속가능한 선교에 장애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세계관, 가치관의 변화는 단시간에 일어나지 않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이는 교회나 가정에선 이뤄지기 어렵고 오직 하루 6~7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이에 2018년 기독국제학교를 설립했다. 여기에선 유치원부터 9학년까지 교육 과정과 GED(고교졸업자격시험) 과정이 진행된다. 현재 300여 명의 학생들이 매일 기도와 말씀, 그리고 다양한 세계관 교육을 받으며 자라나고 있다. 학교는 입소문을 타고 금세 지역의 인기학교로 거듭났다. 400여 명의 학생들이 추가 등록을 원하고 있지만 건물 부족 등으로 대기 상태에 있다.

“기독국제학교 설립과 운영이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현지 상황에 가장 적합한 기독교 학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현재 학교는 중학교 과정까지만 운영되고 있어 고등학교 과정 개설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고등학교 과정이 포함된 미국식 100% 크리스천 미션스쿨인 ‘A.C.E. School of Tomorrow’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Home of Stars International Academy’를 조만간 새롭게 개원하려 합니다. 이를 통해 미얀마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많이 배출돼 미얀마의 미래를 변화시킬 줄로 믿습니다.”

조 선교사는 언제나 선교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앞으로도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겠다고 다짐했다. “주님은 언제나 나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모든 어려움을 잊게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좋지않은 기억들은 별로 남아있지 않고 그저 부르심에 대한 영광과 감사로 늘 행복하다는 느낌밖에 없습니다.”

양곤=최경식 기자 [email protected]

OTHER NEWS

49 minutes ago

얼마나 동안이면...67세인데 10대 연기 맡은 스타

49 minutes ago

냉면 먹고 싶다 했는데 다음날 사망...안타까운 소식 전해졌다

1 hour ago

리사, ‘록스타’ MV 티저로 뽐낸 ‘독보적 아우라’

1 hour ago

만능스타 이찬원, KBS‧SBS도 알아본 '신규 예능 다크호스'

1 hour ago

위클리, 신보 '블리스' 트랙리스트 공개…타이틀곡은 '라이츠 온'

1 hour ago

장마 필수 아이템, 벤시몽 레인부츠

1 hour ago

[포토]문성현, 또 밀어내기 실점

1 hour ago

부산 신항 송도섬 제거, 축구장 면적 38배 항만부지 조성

1 hour ago

운전면허적성검사 등 디지털서비스 26종 추가 개방

1 hour ago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1 hour ago

현대차 노조, 내달 6일부터 특근 거부…사측과 교섭은 재개

1 hour ago

초대형 공원을 앞마당처럼 `위파크 일곡공원` 10년 민간임대 6월 28일 본격공급

1 hour ago

SOOP, ‘e스포츠 월드컵’ 한국어 생중계

1 hour ago

성실했던 공무원이 어쩌다…“로봇 주무관, 계단서 뛰어내려 파손”

1 hour ago

이중도루 성공하는 LG

1 hour ago

‘화성 화재’ 언급한 배터리 세계 1위 中기업 회장…“가격 아닌 안전 경쟁”

1 hour ago

생숙 사태, 소송만 난무…“규제 완화 말곤 답 없다”

1 hour ago

여름 날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바베큐 맛집 BEST5

1 hour ago

“상상 이상이네”… KBO 대체 외인 ‘합격점’

1 hour ago

KBS 퇴사한 전현무·조우종, 깜짝 복귀 소식 전했다

1 hour ago

"너무 멋졌다"…식당서 아이 잠들자 男 10명이 한 행동 [영상]

1 hour ago

[스경X이슈] 명품 투수전 끝에 돌아온 것은 쓰라린 패배···‘5연승 징크스’에 또 발목잡힌 삼성

1 hour ago

대한항공 11위·아시아나 37위...英 평가기관 선정

1 hour ago

이영지 “‘스몰 걸’ 도경수 뽀뽀신, 애드리브 NO…죄스럽다” (채널십오야)

1 hour ago

우크라 전장 지배하는 M2 브래들리...최전선의 소모품으로 전락한 러시아 기갑차량

1 hour ago

킹달러 고착화 되나…역대급 '바이 코리아' 중인 외국인은

1 hour ago

‘폐암’도 중입자치료 시작

1 hour ago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 답변하는 조규홍 장관

1 hour ago

전공의 선처하면 ‘형평성’ 논란…정부의 행정처분 딜레마

1 hour ago

中 "美 군용기가 남중국해에 투하한 '잠수함 탐지기' 수거"

1 hour ago

일본 엔화 달러당 160.39엔까지 하락… 38년 만에 최저 수준

1 hour ago

굳은 표정의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1 hour ago

IPO 앞두고...케이·토스뱅크 혜택 줄이네?

1 hour ago

강한 전선 예상되는 2024 장마기간, 대비 시작됐다

1 hour ago

콜마홀딩스, 뷰티업계 최초 자사주 소각…200억원 규모

1 hour ago

[단독] 월급 1500만원에 집 주고 의대교수 보장…'파격 지원'

2 hrs ago

[스경X이슈] 올해만 벌써 4번째, 또 ‘6연승’ 문턱서 좌절한 삼성···이번에는 연패를 피할 수 있을까

2 hrs ago

대한항공, 공항 혼잡도 줄이는 '온라인 체크인' 이벤트

2 hrs ago

[르포]도마위 'GTX 변전소' 헤어드라이기보다 전자파 낮다고요?

2 hrs ago

위메이드 '위믹스' 급등…반감기 도입·물량 소각 소식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