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레드카드 줘?" 8차례 담임 교체 요구 학부모, 파기환송심 패소

"왜 레드카드 줘?" 8차례 담임 교체 요구 학부모, 파기환송심 패소

법원이 자녀에게 '레드카드'로 주의를 줬다며 담임 교사의 교체를 거듭 요구한 학부모의 행동이 '부당한 교권 간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학부모의 요구가 교권 침해에 해당되는 지를 두고 3년여 동안 엎치락뒤치락 법적 공방을 벌인 끝에 내려진 결론이다.

광주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양영희 고법수석판사)는 학부모 A씨가 모 초등학교장을 상대로 낸 교권보호위원회 조치 처분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아들 B군이 교사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벌칙으로 방과 후 청소를 한 다음날부터 상당 기간 동안 담임 교체를 반복적으로 요구한 것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던 B군이 2021년 4월20일 수업시간 중 생수병을 갖고 놀다가 소리를 냈고, 담임이었던 C교사는 주의를 줬다. B군의 행동이 반복되자 교사는 생수병을 뻇은 뒤 B군의 이름표를 칠판의 '레드카드' 부분에 붙였다.

C교사는 B군에게 레드카드를 받은 다른 학생과 함께 방과 후에도 교실에 남긴 뒤 빗자루로 바닥을 약 14분간 쓸게 했다.

B군 하교 직후 학부모 A씨는 곧장 학교로 찾아가 교감과 면담 자리에서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C교사와 대화가 되지 않는다'며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이튿날부터 사흘간 B군은 결석했고 A씨는 C교사의 전화 통화를 여러 차례 받지 않았다.

같은 달 23일에는 A씨 부부가 교감과 다시 면담하며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A씨 측은 5월 3일과 6일, 7일, 12일에도 거듭 학교 측에 담임 교체를 요청했다.

5월17일에는 학교 교장실에서 교장, 교감, C교사 등과 만나 담임 교체를 요구했고, 다음 날인 18일에도 A씨의 교체 요구는 이어졌다. 이후에도 A씨는 교육청 등 여러 기관에 C교사가 담임으로서 자질이 없다며 교체 주장을 이어갔다.

정반대로

그 사이 C교사는 스트레스로 인한 일과성 완전 기억상실 증세로 입원했고 우울증 증세가 있어 병가를 내기도 했다.

결국 학교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었고 A씨는 '교사의 수업권·교권보다 학생의 학습권·인권이 우선한다.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교실 청소, '레드카드'를 거절할 수 있다'는 의견서를 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A씨의 행동이 교육활동 침해행위라고 만장일치로 결론 내렸다. A씨에게 '반복적인 부당 간섭을 중단하도록 권고한다'는 통지서를 보냈고, C교사에는 보호조치(심리상담·조언·특별휴가 등)를 권고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초등교사노동조합이 24일 오후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교권회복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2023.10.24. [email protected]

이에 불복한 A씨는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A씨의 행동이 교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에서는 A씨의 청구가 받아들여지며 판단이 정반대로 뒤집혔다.

지난해 9월 열린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항소심을 깨고 학교 측 교권보호위원회 처분이 합당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대법원은 적법 자격을 갖춘 교사가 하는 학생에 대한 교육 관련 판단과 교육 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돼야 한다면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학기 중 담임에서 배제되는 것은 해당 교사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고 인사 상으로도 불이익한 처분이다. 설령 해당 담임 교사의 교육법에 문제가 있더라도 구체적인 해결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곧바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담임 교체 만을 요구했다. A씨 판단에 따른 B군의 결석이 결과적으로 담임 교체를 위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A씨는 '휴식시간을 제외한 B군의 수업 모니터링'을 요구 C교사가 약속까지 했다. 이는 담임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한 방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교권보호위원회 의결 결과가 부당하다거나 이에 따른 교장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에도 해당하지 않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재판이 시작된 2021년 10월부터 3년여 만에 법적 공방이 일단락됐다.

판결로 교권보호위원회가 학부모 A씨에게 한 '부당 간섭 중단' 권고 처분은 취소되지 않는다. 항소 제기 이후 소송비용은 A씨가 모두 부담한다.

한편, 관할 교육자치단체인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올해 4월 학부모 A씨를 공무집행방해죄 등 혐의로 대리 고발하기로 했다. 관련 법 제정 이후 전북에선 최초 사례다.

A씨가 교사의 아동학대·학교폭력 가해자 신고, 민·형사 소송과 국가인권위원회 진정까지 제기하며 악의적이고 무분별한 고소와 민원을 제기했다는 판단에서다.

20여 차례에 이르는 신고·고소·진정으로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 결과적으로 다른 학생에까지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OTHER NEWS

51 minutes ago

'TSMC 천하 깨질까'..삼성, 먼저 뛰어든 '미래 패키징' 新격전지

51 minutes ago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또 지연 우려

51 minutes ago

백종원 "제주 농가 위해 장터 개최... 우리는 몸으로, 돈은 기업이" 유쾌

51 minutes ago

아이린,'완벽한 뒤태'

51 minutes ago

‘BMW M 트랙 데이 2024’ 종료

51 minutes ago

LS일렉트릭, 첫 간척지 태양광발전소 수주…당진 발전소 1062억원 규모

51 minutes ago

고양시, 총괄감리원 선정 등 원당1구역 재개발 본격 추진

51 minutes ago

中, 마르코스에 "도발 말라"…필리핀 "中, 불법적 무력 사용"(종합)

51 minutes ago

[단독] '명품백 종결' 의결서 통과 불발…일부 권익위 전원위원 '서명 거부'

51 minutes ago

"가장 치명적인 건십"… 유사시 北지휘부 제거 특명 수행

51 minutes ago

LG는 150㎞ 기대주 영입… ‘롯데 방출’ 지시완도 데려갈 팀 있을까

51 minutes ago

광주시·전라남도 공무원도 떠난다…공직사회 이탈 '심화'

51 minutes ago

서울 곳곳 러브버그 발생에 ‘골머리’…지자체 방역 '총력'

51 minutes ago

LH, 수도권 매입임대 물량 1만호 확대 위해 전담조직 신설

51 minutes ago

[뉴스나우] 서울 아파트값 '들썩'...부동산 바닥론 속 전망은?

51 minutes ago

[현장] 죽음의 공장 한화오션, 10개월 사이 3건 중대재해…’권혁웅 대표’ 책임론

51 minutes ago

교보증권, 세전 연 6.9% 원금지급형 월 지급식 ELB 공모

51 minutes ago

귀신이 곡할 노릇… 조선시대 묘지석, 감쪽같이 사라졌다

51 minutes ago

롯데카드, 할인율 배가 되는 'Las Vegas' 카드 출시

51 minutes ago

환자단체 "2026년 의대 정원 논의해야…의료계 동참 촉구"

51 minutes ago

함평 금산리 방대형고분 '마한시대 유물 조명'

51 minutes ago

[단독] 추경호 사의에…국민의힘 3선 긴급 회동

51 minutes ago

[자막뉴스] 줄줄이 쓰러져 사망...지옥길 된 성지순례

51 minutes ago

인천 3000번 버스, 3000-1번 신설하고 노선 분리

51 minutes ago

세메스, 반도체 포토 공정용 '오메가 프라임' 2호기 양산

51 minutes ago

331개 교육·시민단체 "교육부가 또 대형 폭탄 터뜨려"

54 minutes ago

충북대, '글로컬충북대' 등 통합대학 교명 2개 선정

54 minutes ago

[현장] ‘카시아 속초’ 여름 성수기, 전객실 오션뷰로 공략

54 minutes ago

간호법 발의, 직능간 갈등 재점화…의·약사 "업무 침해" vs 간호사 "환영"

54 minutes ago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엔 4시간”…현대차 노조 파업권 확보, 89.9% 찬성

55 minutes ago

'어깨 염증' 정해영, 후반기 복귀 예정…브랜든도 엔트리 제외(종합)

55 minutes ago

SK온 지키려 합치고 붙이고…숨 가쁜 SK그룹 [재계 TALK TALK]

55 minutes ago

투어스 "세븐틴 승관, 커피차 선물..계란빵 사주세요" [스타현장]

55 minutes ago

“제발 은퇴했으면” 축구 대표팀 '이 선수' 향해 비난 폭발 중 (+이유)

55 minutes ago

루마니아 19조원 방산시장 열릴까…신원식 “우리 기업 진출 노력”[신대원의 軍플릭스]

55 minutes ago

완도군, 웰빙 과일 비파 수확 한창…올해 140톤 생산

55 minutes ago

[공식] 지코 측, 故 구하라 루머에 칼 빼들었다 "사실 아냐, 허위사실 묵과할 수 없는 수준" (전문)

55 minutes ago

'5호선 연장' 김포-인천 기싸움에 속 터지는 시민들 "이러다 무산된다"

1 hour ago

스포츠크라이밍 3인방 파리올림픽 진출 티켓 확보…‘여제’ 김자인은 파리올림픽 못 나간다

1 hour ago

갑질로 인해 맡았던 프로에서 하차하게 됐다는 연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