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뭐가 있는데?"…점자블록 걷던 그들이 멈춘 이유는

[서울=뉴시스]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에는 '어린이고 뭐고 아니 뭐 세상이 이러나'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사진=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 캡처 ) 2024.6.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지윤 리포터 = "버스 타기를 좋아하는 태윤이랑 버스를 타고 밥 먹으러 가보려고 합니다"

지난 21일 유튜버 원샷한솔(30·김한솔)은 한 어린이와 함께 밥을 먹으러 가는 여정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원샷한솔과 태윤이는 모두 시각장애인이다.

둘은 흰지팡이 끝으로 길바닥을 더듬으며 점자블록을 함께 찾아다녔다. 하지만 블록을 찾은 지 몇 초 되지 않아 태윤이 "여기 뭐가 있는데"라며 발걸음을 멈췄다.

그들의 가이드라인과도 같은 점자블록 위에는 자전거가 있었다. 살펴보니 공유 자전거부터 개인 소유로 보이는 자전거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모두 점자블록을 가리고 있었다.

한솔은 태윤이의 몸을 잡고 "이거 피해 가야 해"라고 말했다. 그들은 자전거로부터 조금 떨어져 걸었다.

[서울=뉴시스] 점자블록 위에 자전거가 많아 그들은 흰지팡이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 캡처 ) 2024.6.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얼마 걷지 않아 자전거 무더기가 보도를 침범할 정도로 주차돼 있어 다시 발걸음을 멈춰야 했다.

현행법상 점자블록이 포함된 일반 보도 위에 개인형 이동 수단을 비롯한 모든 차는 정차·주차할 수 없다.

따라서 점자블록 위에 개인형 이동장치를 주차하는 것은 불법이다.

결국 원샷한솔은 "그냥 우리 점자블록 따라가지 말자"고 말했다. 둘은 점자블록을 포기하고 보도 가운데로 걸었다.

신호등을 건넌 이후에는 태윤이 먼저 "(점자블록에) 세 번 이상 장애물이 있으면 그냥 이쪽으로 가요"라고 말했다. 한솔은 "점자블록 걸으면서 이렇게 걱정을 해야하나"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후 원샷한솔은 "3413이나 3412를 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중에 3413 버스가 정류장 앞을 지나쳤지만 알 수 없었다.

또 버스가 오는 소리가 들리자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샷한솔이 태윤에게 "(우리 버스 기사에게 다가가서) 버스 몇 번이냐고 물어볼까"라고 했지만 버스는 빠르게 떠났다.

세 번째 버스를 기다리며 태윤은 "버스 카드를 찍어보고 싶었다. 이제 방송 나오는 소리 귀 쫑긋 세우고 잘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내 음성이 잘 들리지 않았고 한솔은 "아니 방송 소리가 안 들린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태윤은 "버스 정류장에 어떤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어?"라는 질문에 "이 버스는 몇 번 버스입니다, 이렇게 (방송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영상에는 한솔이 미국에서 '말하는 버스'를 탔던 장면이 짧게 등장했다. 해당 버스에서는 "6번 버스입니다. 잭슨파크행입니다"라는 목소리가 명확하게 송출됐다.

[서울=뉴시스] 그들은 안내음성이 잘 들리지 않자 귀를 가까이 가져다 댔다 (사진=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 캡처 ) 2024.6.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둘은 안내 음성을 듣기 위해 귀를 바짝 가져다 대는 등 다가오는 버스의 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버스에 승차하며 카드를 찍으려고 했지만 단말기를 한 번에 찾기 어려웠고, 자리에 앉기 전에 버스가 출발해 몸이 휘청이기도 했다. 다행히 시민들의 도움으로 자리에 무사히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린 후에는 점자블록을 곧바로 찾지 못해서 일정한 간격에 맞춰 조성된 가로수 밑 부분을 봉 끝으로 치며 걸었다.

원래 20분 거리였던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총 1시간이 경과한 상태였다.

해당 영상을 시청한 누리꾼들은 "우리도 버스 정류장 도착 안내 음성이 꼭 필요하다" "점자블록 위에 세워 둔 자전거, 정신 차리자" "후진국 소리 들어도 할 말 없다" 등 개선돼야 할 부분을 지적했다.

원샷한솔은 시각장애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영상을 통해 장애인 정보접근성 인식 제고와 공감대 형성에 앞장서고 있는 유튜버다.

◎튜브가이드

▶홈페이지 : https://www.tubeguide.co.kr

▶기사문의/제보 : [email protected]

OTHER NEWS

16 minutes ago

LG생활건강 더후, 배우 김지원 글로벌 앰배서더 선정

16 minutes ago

정선군청 공무원 숨진 채 발견

16 minutes ago

대한민국은 카페 공화국…편의점보다 2배 많은 전국 10만개

16 minutes ago

CU, '생라임 하이볼' 출시...'3캔 1만2천원' 행사

16 minutes ago

포천시 좌석버스 138-1번 노선, 시내버스 137번 노선으로 변경

16 minutes ago

대한항공카드에 배민까지 줄단종 현대카드, 왜?

16 minutes ago

3호선 대치역 연기도 리튬 배터리 탓…장마철 어쩌나?

16 minutes ago

제주항공 “모바일 탑승권 이용률, 국제선 54%·국내선 61%”

16 minutes ago

중국 짝퉁 마오타이 대거 적발…'특별·전용 공급' 라벨 주의

17 minutes ago

LS증권, 조직개편 단행…기업금융본부 'CEO 직할' 편입

17 minutes ago

보잉, 스피릿 6조5000억에 되산다 "분사 20년만"

17 minutes ago

‘컴백’ 올아워즈, 타이틀곡 ‘도깨비’ MV 티저 공개

17 minutes ago

NCT 127, 정규 6집 송드라마 ‘THE TIME WALK’ 1일 공개

17 minutes ago

'50kg' 쯔양, 24시간 동안 먹은 양이 이 정도…"징그럽다"

17 minutes ago

중 연구팀 “중·러 송유관, 영구동토층 훼손”…환경재앙 가능성 경고

17 minutes ago

샤이니 민호,'눈맞춤'

23 minutes ago

‘역공’ 나선 한동훈…거침없는 ‘야당 저격수’ 발언에 촉각 [이런정치]

23 minutes ago

“김건희 여사 명품백 어디 있나” 묻자에 대통령 비서실장 “대통령실에 보관. 짐작”

23 minutes ago

“야채는 늘리고 당은 줄이고” hy, 과채주스 ‘하루야채30’ 시리즈 출시

24 minutes ago

오세훈 "현대차 GBC 55층 건립은 새 계획…다시 논의하는게 상식"

24 minutes ago

검찰 '김정숙 여사 샤넬 재킷 의혹' 한글박물관장 참고인 조사

24 minutes ago

국민은행, 'KB스타퀴즈왕적금' 출시…최고 연 10%

24 minutes ago

BMW 신차 총 출동…18가지 미래차 모습은?

24 minutes ago

“계약 다 취소됐다”...‘남혐’ 논란에 르노코리아 영업사원들 불만 폭발

24 minutes ago

이재욱, 8월 25일 日 팬미팅 개최…글로벌 인기 지속

24 minutes ago

민주당 “이종섭에 전화 건 800-7070 누구냐” 정진석 “국가 기밀”

24 minutes ago

원팩트, 입덕 부른 음방 활동 마무리…다방면 업그레이드 완료

24 minutes ago

[Hong시승기] K5 LPG 하이브리드, 최강 연비로 무장

24 minutes ago

“새벽 3시인데, 목말라서 韓 화채 만들어”…전세계 인기 끈 이 챌린지

24 minutes ago

"채팅서 만난 남자와 2주만에 동거…한 달 뒤 쫓겨나 모텔 전전"

24 minutes ago

김영웅, 2차 검진에서도 오른쪽 대퇴직근 미세 손상 소견&3~4일 병원 치료…올스타전 참가 여부 불투명

24 minutes ago

[게시판] 아시아나항공, 강서구 청소년 대상 '진로 특강'

24 minutes ago

[단독] 와인병으로 아내 머리 내리친 기업 회장 아버지는 전직 서울시장

24 minutes ago

“여기가 블랙핑크 리사가 뮤비 찍은 곳이래”…난리난 이곳, 어디길래

24 minutes ago

4년 전 아파트 침수로 숨진 주민…지자체 1억2천여만원 배상

24 minutes ago

김이나 “직장 생활 6~7년…월급보다 저작권료 많아져 퇴사”

24 minutes ago

62년간 단 4명…'유퀴즈' 나온 그 직업, '필경사' 합격자 나왔다

24 minutes ago

"여기저기 아파서"…하루 12번 병원 간 사람, 본인부담금 '90%' 다

24 minutes ago

평택 한 지역주택조합 미확보 토지로 '골머리'

27 minutes ago

건설사 20곳, '2024년도 건설사업자간 상호평가' 최우수 등급 획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