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연구팀 “중·러 송유관, 영구동토층 훼손”…환경재앙 가능성 경고

중국과학원대학 연구팀 논문 게재

중 연구팀 “중·러 송유관, 영구동토층 훼손”…환경재앙 가능성 경고

러시아 사하공화국 바타마이의 세뱐 뇨라강. 2018년 4월 10일 촬영. 경향신문 자료사진

중국과 러시아를 잇는 송유관이 동시베리아지역의 영구동토층을 손상시켜 환경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대학 연구팀은 토양 및 지형학회지 카테나(CATENA) 7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에너지 공급을 위해 매설된 중·러 송유관이 영구동토층에 점점 더 심각한 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송유관이 지속해서 열을 방출해 영구동토층 해동, 표면 침강·고임, 지반 침하, 송유관 고장 및 원유 유출 등 미래의 환경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스코보로디노에서 출발해 중국 헤이룽장성 린위안까지 잇는 제1·2 중·러 송유관 주변 지역이 연구 대상이다. 중·러 송유관은 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의 지선으로 총 길이는 1030㎞에 달하며 441㎞의 영구동토층과 512㎞의 계절동토층을 관통한다. 각각 2011년과 2018년 개통한 두 송유관의 연간 원유랑 수송량 총합은 3000만t에 달한다.

송유관 온도는 액체 탄화수소의 어는 점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송유관에는 열 설비가 설치돼 있고 고온의 원유로 인해 1년 내내 열이 방출된다. 연구진이 측정한 결과 송유관 출구의 원유 온도는 섭씨 1~12도였으며 평균 6.7도였다. 얼어붙은 땅 밑에 ‘온수매트’를 설치한 셈이다.

연구진은 송유관을 덮은 단열재가 미비해 이미 지질재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래는 동토였던 곳에 1년 내내 얼지 않는 땅이 늘어났으며 송유관 주변에 연못이 형성돼 물이 고이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제1·2 송유관이 각각 1년에 0.2m, 0.45m의 속도로 침하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반침하가 송유관 설비 고장으로 이어지면 원유가 유출돼 대규모 환경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 땅속에 묻힌 메탄가스 방출로 기후변화 속도도 빨라지며 화재 위험도 높아진다.

연구진은 송유관 외에도 철도, 고속도로, 송전선 등의 인프라 건설이 열 방출로 이어져 토양의 열 균형이 깨졌다며 지질재앙이 악화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연구진은 “(이 지역 동토층은) 상대적으로 온도는 높고, 토양 두께는 얇으며 연속성이 낮아 열 안정성이 좋지 않다. 그만큼 환경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며 “(영구동토층은) 기후, 인간 활동, 식생 교란, 산불 등과 같은 환경 요인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회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SCMP는 연구 결과는 향후 중·몽·러 가스 협력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를 더한다고 짚었다. 러시아는 몽골을 관통해 중국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시베리아의 힘 2’ 건설을 위해 중국과 수년째 협상을 벌이고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천연가스 수출이 막히면서 시베리아의 힘2 프로젝트에 더욱 사활을 걸고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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