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도 재건축 공사비 '갈등'…'청담르엘' 연내 분양 어려울 수도
사진=이혜영 데일리한국 기자
[데일리한국 이연진 기자] 올 하반기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이 줄줄이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여전히 적용돼 시세차익을 기다리는 수요가 많다.
다만 최근 건설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서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간의 갈등으로 일정이 지연된 단지가 많은 만큼 분양 일정이 더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강남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청담르엘'이 공사 중단 위기에 놓여 연내 분양이 불투명하다.
28일 재건축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강남에서 분양 예정인 단지들이 치솟은 공사비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상황에서 분양가 책정에 고심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분양 예정인 곳이 많았지만,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조합과 시공사 간의 갈등으로 대부분 분양 일정이 지연된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청담르엘의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조만간 공사 중단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조합이 도급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르면 9월부터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롯데건설과 조합은 지난 2017년 8월 29일 총 공사비 3726억원 도급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5월 기존 대비 58% 인상된 6313억원으로 공사비를 증액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롯데건설이 조합으로부터 수금한 공사비는 370억원으로 5.6%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공사비 인상에 대한 불만으로 조합 내분이 일어났고, 공사비를 협의한 조합장은 지난해 7월 자진사퇴했다. 현 집행부는 이전 집행부가 협의한 공사비를 거부하고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맡기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청담르엘'은 올해 하반기에도 일반분양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만약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공사가 중단된다면 후분양 형태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5월 말 기준 공정률이 50%에 달하지만 공사비 수금은 5.6%에 그치고 있고, 조합이 공사비 증액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공사비 갈등을 겪다 합의한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단지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오는 10월 일반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역시 지난해 공사비 인상에 따른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사업이 1년간 지연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래미안 레벤투스, 래미안 원페를라, 래미안 원펜타스 등 강남 재건축아파트 '대어'들이 출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분양가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사비가 갑자기 많이 올라 분쟁이 많았고, 조합 입장에서는 일정이 지연돼 막대한 추가 부담금이 예상된다"며 "이런 가운데 강남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도 올릴 수 없어 일반 분양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