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숙, 안 풀리는 숙제 [기자수첩]

생숙, 안 풀리는 숙제 [기자수첩]

연합뉴스

생활형 숙박시설을 취재해보면 래퍼토리는 늘 같다. 수분양자는 사기를 주장하고, 사업시행자는 부인한다. 공방이 길어져도 합의에 도달한 사례를 찾긴 어렵다. 생숙 문제는 그만큼 난해하다.

생숙은 숙박시설이다. 주거시설이 아니다. 구분등기·취사·난방이 가능하다. 통장도 필요 없고, 분양권 전매도 된다. 아파트와 별반 다르지 않으면서 규제에선 자유로운 이름 그대로 ‘변종’이다.

갈등은 이처럼 모호한 경계 속에서 싹을 틔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점이 워낙 많다보니 수요가 몰리고, 주택으로 이용하는 가구가 늘자 정부가 수습에 나선 게 3년 전이다. 정부는 2021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생숙은 숙박업 신고를 해야 한다. 주거 목적으로 사용하려면 오피스텔로 전환해야 한다. 이행하지 않으면 공시가격의 10%가 부과된다.

그런데 오피스텔 전환이 쉽지 않다.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지자체 동의가 필요하다. 지자체는 형평성을 이유삼아 용도 변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주차대수며 복도 폭 요건도 확보해야한다. 오피스텔로 전환한 생숙이 전국 통틀어 1% 남짓에 불과한 이유다. 개정안이 공포된 그해 정부가 오피스텔 건축 기준을 완화했지만 속수무책이다.

현재 분양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소송이 확산되고 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실이 누구에게 있는가가 불명확하다. 이렇다보니 소만 난무할 뿐 판례가 없다. 한 법조인은 ‘오피스텔 전환 규제를 완전히 푸는 것 말곤 갈등을 중재할 방법이 없다’고 제언한다.

생숙은 뒤늦게 정체성을 찾았다. 다만 ‘왜 이제 와서’라는 질문에 정부는 속 시원히 답해주지 못한다. 수분양자를 배려한답시고 2년 유예기간을 준 게 방침의 전부다. 오는 10월이면 유예 기간도 끝난다. 집회 현장에 가보면 혹자는 ‘국가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고 한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수분양자도 있다.

거리로 내몰린 이들을 모른 척 해선 안 된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생숙을 준 주택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학계 의견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일시적 1주택자 혹은 그 이상으로 바뀔 여건에 대한 채비도 갖춰져야 할 것이다.

송금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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