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74위’ 조지아, 포르투갈 꺾고 유로 16강

참화가 삼킨 182개 인생… 전쟁을 품은 초상 - 27일(한국 시각) 우크라이나와 벨기에 유로 2024 E조 3차전 경기가 열린 독일 슈투트가르트 아레나 관중석에서 우크라이나 팬들이 한 남성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을 들고 있다. 이 남성은 우크라이나 축구 팀 ‘니바’ 서포터스로 활동했던 나자리 흐린체비치. 그는 만 19세가 되기 전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참전해 러시아에 4개월간 억류되는 등 고초를 겪었고, 지난 5월 21세 나이로 전사했다. 그와 같이 우크라이나 축구 팀 서포터스로 활동하다가 참전해 산화한 군인 182명 사진을 활용해 인공지능(AI)으로 흐린체비치 얼굴을 만든 현수막이다. /로이터 뉴스1

74위(FIFA 랭킹) 조지아가 6위 포르투갈을 완파하고 유로 2024 16강에 올랐다. 조지아는 유로 대회 첫 출전이다. 조지아는 27일(한국 시각) 독일 겔젠키르헨에서 포르투갈과 벌인 F조 최종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포르투갈은 2016년 대회 우승을 포함해 역대 유로 4강에만 5번 오른 강팀. 조지아는 1무1패 16강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고, 포르투갈은 2승으로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다.

객관적 전력은 열세였지만 조지아는 경기 초반 기선을 잡았다. 전반 2분 만에 중앙선 부근에서 포르투갈 백패스 실수를 가로채 치고 들어가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23·나폴리)가 선제골을 넣었다. 포르투갈은 만회골을 위해 파상 공세를 퍼부었으나 조지아는 다시 쐐기골을 꽂았다. 후반 12분 VAR(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조르주 미카우타제(23·메스)가 키커로 나서 득점에 성공했다. 이 역시 포르투갈 수비수가 자기 진영에서 공을 잡고 끌다가 뺏겨 벌어진 상황이었다. 조지아는 점유율 32-68, 슈팅 수 7-23으로 밀렸지만 유효 슈팅 3개 중 2개를 골로 연결했다. 포르투갈을 물리치고 F조 3위(1승 1무 1패·승점 4)로 첫 16강행을 확정했다. 같은 조 튀르키예는 체코를 2대1로 꺾고 포르투갈과 나란히 2승 1패(승점 6)를 거뒀으나, 승자승 원칙에 따라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포르투갈이 앞서 튀르키예를 3대0으로 이겨 조 1위다.

E조에선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가 1대1, 우크라이나와 벨기에가 0대0으로 비겼다. 4팀이 모두 1승 1무 1패(승점 4)로 동률을 이뤘다. 유로 대회 역사상 처음 벌어진 일. 루마니아와 벨기에는 골 득실(+1)까지 같았으나, 다득점에서 루마니아(4골)가 벨기에(2골)에 앞서 조 1위가 됐다. 슬로바키아(골 득실 0), 우크라이나(골 득실 -2)가 뒤를 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승점 4를 따고도 조 최하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유로 2024 조별 리그 일정이 끝나 16강 대진표가 확정됐다. 독일·스위스(A조), 스페인·이탈리아(B조), 잉글랜드·덴마크(C조), 오스트리아·프랑스(D조), 루마니아·벨기에(E조), 포르투갈·튀르키예(F조)가 조 1·2위 자격으로 16강에 직행했고, 각 조 3위 중 상위 4팀이 16강 추가 진출권을 얻었다. D조 네덜란드, E조 슬로바키아, F조 조지아(이상 승점 4)와 C조 슬로베니아(승점 3·골 득실 0)다. A조 3위 헝가리(승점 3·골 득실 -3)와 B조 3위 크로아티아(승점 2)가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