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美기술 ETF 보수 0.49%p 인하 초강수… 신한에 맞불?

자산운용사들의 ETF 수수료 인하 경쟁이 확산하고 있다./그래픽=이미지투데이

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 기준으로 7위인 한화자산운용이 미국 기술주 ETF 상품 운용보수(수수료)를 전격 인하했다. 한화자산운용의 경쟁사인 신한자산운용이 올해 5월 미국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ETF 수수료를 0.05%로 책정한지 1개월여 만이다. 상위 자산운용사에서 시작한 ETF 수수료 인하 경쟁이 중하위 자산운용사들로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전날(25일) 한화자산운용은 미국 기술주 ETF 상품인 'ARIRANG 미국테크10iSelect'의 수수료를 기존 0.5%에서 0.01%로 낮추기로 했다. 이는 기존보다 0.49%포인트 낮은 것이다. ETF 수수료가 0.01%라는 것은 자산운용사가 ETF를 100억원 어치 판매했을 때 연간 100만원 정도가 수익으로 들어온다는 뜻이다. 통상적으로 자산운용사들은 수익을 최소화 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ETF 수수료를 낮춘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번 'ARIRANG 미국테크10iSelect'에 대한 수수료 인하로 한국 자산운용사들이 판매하는 미국 기술주 관련 ETF 중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를 제공하게 됐다.

미국 기술주 ETF를 둘러싼 중소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은 지난달부터 촉발될 조짐이 나타났다. 앞서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21일 수수료를 0.05%로 책정한 SOL 미국 테크 TOP10 상장지수펀드를 상장했다. 신한자산운용은 미국 테크기업들의 올해 이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 해당 상품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를 책정했다.

당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빅테크10(H)' 수수료는 0.45%,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는 0.49%,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빅테크TOP7 PLUS'가 0.30%였다.

보통 자금 여력이 풍부한 상위자산운용사가 중하위 자산운용사보다 동일한 상품의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지만 신한자산운용은 상위 자산운용사보다 더 낮은 수수료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 테크 TOP10 상장지수펀드는 상장한지 3주만에 순자산 300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즉 한화자산운용 입장에서도 이번 수수료 인하를 통해 순자산 증가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번 수수료 인하로 신한자산운용보다 0.04%포인트, 상위 자산운용사보다는 최대 0.48%포인트 낮은 수수료로 ETF상품을 판매하게 됐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ETF시장에서 우위를 가져가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수수료를 내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의 상품 운용전략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수수료 인하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주요 포인트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으로 한국 ETF 순자산 총합은 150조 605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 ETF 시장 규모가 1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점유율 기준으로 신한자산운용은 5위, 한화자산운용은 7위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기술주 ETF 상품에 한정해 수수료를 내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