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제베로 시작한 세계 4번째 'K-고속철'…수출 꿈 이뤘다

테제베로 시작한 세계 4번째 'k-고속철'…수출 꿈 이뤘다

우즈베크 고속철 조감도. 현대로템 제공

우즈베크 고속철 조감도. 현대로템 제공

한국형 고속철도차량(K-고속철)이 국산화에 착수한 지 30년 만에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시장 진출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16일 현대로템에 따르면, 최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함께 우즈베키스탄(우즈베크) 철도청이 발주한 2700억 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과 유지 보수사업을 수주했다.

수주 규모가 다른 전동차나 방산 사업보다 작지만, 국산 고속철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 2004년 1월 프랑스 '테제베(TGV)'를 수입해 시작한 우리나라의 KTX가 20년 만에 수출국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 순간이다.

대한민국 고속철도의 역사는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6월 경부 고속철도 건설이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다. 당시 우리나라는 고속철 기술이 없었다. 결국 1994년 프랑스 고속차량 제작 업체인 알스톰(Alstom)과 300km/h급 고속차량 도입·기술 이전 계약을 맺게 됐다.

알스톰과 맺은 고속차량(KTX-Ⅰ) 도립 수량은 모두 46편성(20량 1편성)이다. 초기 12편성만 프랑스 현지에서 조립해 완제품으로 수입하고, 나머지 34편성은 국내에서 생산됐다.

당시 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 등 철도차량 업체 3곳이 물량을 나눠 생산을 담당했다. 이후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현대로템으로 통합됐다.

프랑스는 기술 이전을 약속했지만, 정작 고속철 핵심 부품 관련 내용은 빠져 있었다. 또, 기술 이전 이후 제3국 수출 불가 등 수출길을 막아버린 제약도 뒤따랐다.

한국형 고속철 개발 필요성에 무게가 실린 이유다. 이에 당시 건설교통부는 프랑스에서 고속차량 제작 교육을 받은 국내 기술진을 중심으로 1996년 '350km/h급 한국형 고속차량 HSR-350X(G7)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테제베로 시작한 세계 4번째 'k-고속철'…수출 꿈 이뤘다

한국형 고속철도차량 연혁. 현대로템 제공

한국형 고속철도차량 연혁.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과 현대중공업, 철도기술원, 생산기술연구원, 서울대 등 70여 개의 산학연이 똘똘 뭉쳤다. 국산 고속철 생산은 물론 수출까지 염두에 둔 대형 국책과제다.

 

테제베처럼 차체를 철이 아닌 알루미늄 합금으로 대체하는 등 기술적 차별성을 두고 추진한 끝에 2002년 8월 7량 1편성짜리 HSR-350X의 첫 시험 구동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이런 연구개발 실적을 토대로 2005년 12월 코레일이 발주한 KTX-산천 100량 경쟁 입찰에서 기술 이전을 받았던 알스톰과 대등한 경쟁을 펼친 끝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HSR-350X의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2008년 HSR-350X를 기반으로 제작된 첫 국산 양산형 고속차량인 KTX-산천이 처음 출고됐고, 2010년 3월 영업 운행을 시작했다.

2004년 4월 테제베를 개량한 고속철이 국내 첫 KTX 시대를 연 지 6년 만에 국산 고속철이 투입된 것으로, 자체 기술을 확보해 고속철을 상용화한 세계 4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린 기록적인 날이다.

현대로템은 국제 철도시장에 동력집중식보다 동력분산식 차량이 선호하는 변화를 감지하고, 2007년 7월부터 동력분산식 고속철 국산화 개발에 착수했다.

동력분산식은 기존과 달리 모든 차량에 추진장치 시스템뿐만 아니라 변합기, 전력보조장치 등 동력장치가 설치되기 때문에 장치 소형화·호환성 개발이 새롭게 진행해야 했다.

5년 후인 2012년 9월 최고 시속 430km급 차세대 한국형 고속시험차량인 HEMU-430X의 개발을 끝냈다. 2019년 HEMU-430X를 기반으로 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KTX-이음의 첫 출고가 이뤄지며 한국은 다시 한번 세계 4번째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기술 보유국으로 기록됐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2016년 '350km/h 이상 고속차량 동력시스템 설계·제조 기술'을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했다.

테제베로 시작한 세계 4번째 'k-고속철'…수출 꿈 이뤘다

KTX-청룡. 현대로템 제공

KTX-청룡. 현대로템 제공

2022년 9월에는 KTX-이음보다 성능이 뛰어난 320km/h급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KTX-청룡의 첫 출고가 진행됐고, 지난달 운행을 시작했다.

또, 지난 4월 국내 처음으로 개통되며 해외의 주목을 받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에는 KTX-이음에 접목된 고속차량 기술을 기반으로 한 180km/h급 전동차가 투입됐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이 주관, 현대로템이 공공연구기관으로 참여하는 '370km/h 이상 고속운행 핵심기술·평가기준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향후 내구 연한이 도래할 KTX-Ⅰ 물량을 대체할 미래형 고속차량으로, 경제적 편익은 물론 지역 균형 발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도 더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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