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도 맥을 못 추는 이 꽃의 자태
할머니도 맥을 못 추는 이 꽃의 자태
양귀비가 꽃을 피우고 있다. 며칠 전엔 하나둘 피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전반적으로 피어오른다. 그 색깔도 다 똑같을 줄 알았는데 다르다. 어떤 꽃은 분홍빛을, 어떤 꽂은 진분홍빛을, 어떤 꽃은 주황빛을 띤다. 키도 폼새도 다르다.
사실 내가 아침 저녁으로 돌아보는 텃밭은 20평 정도다. 새벽기도회가 끝나면 곧장 텃밭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맨 먼저 깨알같은 깨들이 나를 반긴다. 깨는 가뭄에도 잘 자란다. 처음 싹을 틔우는 게 어렵지만 한 번 싹이 올라오면 비가 오지 않아도 쑥쑥 자란다. 며칠 전에는 한 곳에 너무 많은 깨가 올라와 그것들을 속아줬다.
깨를 심은 그 너머에는 고구마가 자란다. 그 녀석들도 얼마 전에 내린 비 때문에 잘 살아 있다. 그전까지는 아침저녁으로 계속 물을 줬다. 무엇이든 처음 뿌리를 내리는 게 중요하다. 뿌리를 내리면 그때는 물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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