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20조원 美해군 함정 시장 열린다” K조선 잰걸음

    美조선사들 독점해온 유지-보수… 해군함정 가동률 늘며 한계 직면

    美해군, 국내 조선사에 손 내밀어… HD현대-한화오션 ‘인증’ 진행중

    시설 둘러본 해군성 “수준 놀랍다”

한국 조선사들이 미국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미 해군 MRO 사업은 전 세계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약 20조 원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미중 갈등 속 미 해군 함정 가동률이 늘어나자 미 조선사가 한계에 직면하면서 한국 조선사에 기회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와 한화오션은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진출을 위한 인증 요건인 ‘MSRA’를 미 해군에 신청해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조선소 실사까지 마쳤다. 연내 최종 인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인증을 받으면 국내 조선사들도 미 함정 MRO를 담당할 자격을 부여받는다.

“年20조원 美해군 함정 시장 열린다” k조선 잰걸음

“年20조원 美해군 함정 시장 열린다” K조선 잰걸음

MRO는 선박 전주기에 걸쳐 ‘병원 주치의’처럼 지속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해주는 방식이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미 해군 함정의 MRO는 미 조선사들이 독점했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에 따라 안보·보안 우려 등으로 미국에서 건조한 선박만 미국 내 운항을 허용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과 남중국해 등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커지며 미 함정의 가동률이 높아지게 되자 덩달아 MRO 물량도 늘었다. 반면 미국 내 조선소들은 팬데믹 이후 쇠퇴기를 겪으며 MRO 물량을 맡을 조선소는 부족한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우방국인 한국 조선사에 손을 내밀기 시작했다. 미 해군이 위임받은 재량권에 따라 일부 물량과 함정에는 해외에서도 MRO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남중국해 부근에서 작전 중인 미 제7함대 등은 본토에 가지 않고 가까운 한국 조선소에서 MRO를 받는 지리적 장점도 있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이사는 “방산 분야의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인데 함정 산업 생태계는 점점 쇠퇴하고 있다”며 “미 해군이 의회에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만큼 존스법에도 변화가 생겨 더 큰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은 직접 HD현대 울산조선소와 한화오션의 거제조선소를 찾아 MRO 협력 방안을 구체화했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워싱턴에서 열린 ‘항공우주 전시회’ 기조연설에서도 “한국에 갔을 때 선박 건조 공정의 디지털화 수준과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에 놀랐다”고 강조한 바 있다.

“年20조원 美해군 함정 시장 열린다” k조선 잰걸음

“年20조원 美해군 함정 시장 열린다” K조선 잰걸음

국내 조선사들은 미국이 처음으로 함정 MRO 사업에 문을 여는 이번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약 78조7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미 함정 MRO 규모는 4분의 1 수준인 20조 원가량으로 가장 크다.

HD현대는 2022년 필리핀 해군에 인도한 함정들에 대해 국내 최초로 해외 MRO 사업을 펼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최근에는 미 펜실베니아주의 필리조선소와 미 정부가 발주한 함정과 관공선에 대한 기술 지원 등 MRO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年20조원 美해군 함정 시장 열린다” k조선 잰걸음

“年20조원 美해군 함정 시장 열린다” K조선 잰걸음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배치-I' 잠수함. 한화오션 제공한화오션은 미 현지 조선소를 가진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을 직접 인수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전 세계의 외교안보적 갈등과 국지전이 계속되며 함정 MRO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구특교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OTHER NEWS

2 hrs ago

역발상 통했다...상품 빼고 계산대 줄였더니 매출 20배 '대박'

2 hrs ago

[mhn포토] 박현경, 정타 날려 보낸다

2 hrs ago

지코vs에스파vs뉴진스 ‘인기가요’ 출연 없이 1위 쟁탈전

2 hrs ago

트와이스 지효 '미니드레스로 완성한 공항패션'

2 hrs ago

테르비나핀 및 일반적인 부작용이란?

2 hrs ago

문화평론가 정덕현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은 드라마 명대사를 음미하는 글이 책으로 나왔다

2 hrs ago

‘7G 6홈런’ 오타니, 23호 홈런포 쾅! 친정팀 짓밟으며 3경기 연속 아치+타율-OPS 1위 만화야구

2 hrs ago

10년 전과 상황 뒤바뀐 국힘·민주… 논리도 뒤집어졌다

3 hrs ago

벌써 14% 감원 테슬라… 해고 바람 끝이 아닌듯

3 hrs ago

“러, 한국이 레드라인 넘으면 북에 첨단 군사기술 제공할 것”

3 hrs ago

1박 2일 연정훈 나인우

3 hrs ago

“어? 차값 사기쳤나?” 조만간 하이브리드 차 가격 급등

3 hrs ago

[단독] SK그룹, 에코플랜트-머티리얼즈 합친다

3 hrs ago

한동훈 러닝메이트 3인… ‘사격 황제’ 진종오 합류

3 hrs ago

키스오프라이프 나띠,'상큼 미소'

3 hrs ago

EXID 정화,'미모 뽐내며 시구'

3 hrs ago

‘포기란 없다’ 맨유, 신성DF에 ‘2차 제안’ 준비 중

3 hrs ago

[단독] 7조 쏟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오락가락 기준에 4600억 세액공제 탈락

3 hrs ago

개미들 ‘국장 탈출’에… 올해 22조 순매수 외국인은 수익

3 hrs ago

꿈의 메모리 3D D램 개발경쟁 가속… SK하이닉스 "3D D램 수율 56.1%"

3 hrs ago

[속보] 조국, '출마 선언' 한동훈에 "尹정권 기획자, 과거 기준 자신에게도 적용해야"…'한동훈 특검법' 거듭 주장

3 hrs ago

신한은행 이어 KB도… 금리 年2%대 주담대 잇따라

3 hrs ago

홍콩 리스크 털어낸 은행주…외국인 쓸어담았다

3 hrs ago

거래소, '美 AI 탑10 기업' ETF 등 4종 25일 신규 상장

3 hrs ago

조윤희 "매일 악몽꿔"∙이동건 "빈자리 커" ..이혼예능이 가져올 파장 [Oh!쎈 포인트]

3 hrs ago

[사진] 지지자 환호 속 입장하는 한동훈

3 hrs ago

[STN포토]아쉽게 파로 홀아웃하는 이소영

3 hrs ago

'외인 최다 홈런 보인다' KT 로하스, 4시즌 연속 20홈런 폭발…역대 27번째

3 hrs ago

윤석열 정부, 우크라 무기지원 재검토하는데…우크라 남성은 매일 수십명 탈출

3 hrs ago

주담대 금리 3년 전 수준으로... 신한 이어 KB도 2%대

3 hrs ago

AI 스타트업 투자금 2025년엔 223조… 돈 몰린곳 프랑스 왜?

3 hrs ago

“너희만 차 만드냐? 우리도 만든다” ..1천만원 초반 베트남 전기차 등장, 중국車 ‘초긴장’

3 hrs ago

박현경·박지영, BC카드·한경컵 3R 공동선두…‘우승 놓고 정면승부’

3 hrs ago

키스오프라이프 나띠,'감탄 나오는 미모'

3 hrs ago

구광모, 10개월만 美 출장…AI·배터리 사업 '빅 스텝' 겨냥

3 hrs ago

“저러니 욕먹지” 화물차 운전자들, 또 무시하네

3 hrs ago

러 "우크라, 에이태큼스로 크림반도 공격…책임은 美에"(종합)

3 hrs ago

[오늘의 운세] 6월 24일 오늘의 띠별 운세

3 hrs ago

[스경X이슈] ‘류현진 vs 양현종’ 대신 ‘류현진 vs KIA 강타선’···광주 DH 1차전에 이목이 쏠린다

4 hrs ago

전기차 안 팔려도…배터리저장장치 시장은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