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도 들어가는 리튬전지 불안감 증폭…카톡 먹통도 이것 때문

24일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화성시의 리품이온 전지 제조 업체에서 난 불로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리튬 전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는 물론이고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에 모두 리튬이온 전지가 들어간다. 지난 2022년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유발한 데이터센터 화재사고도 리튬이온 전지에서 문제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관계 당국 등에 따르면 불이 난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 3동에는 리튬 전지 완제품 3만 5000여개가 보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전자기기와 전기설비 등에 사용되는 전지는 거의 리튬이온 방식이다. 전기차는 물론이고 휴대전화와 노트북, 친환경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모두 리튬이온 전지가 탑재된다. 아리셀은 리튬 일차전지를 제조·판매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주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에 쓰이는 스마트미터기 등을 제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리튬이온 전지 화재는 ‘열 폭주(thermal runaway)’ 현상에 의해 발생한다. 리튬이온 전지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액 등으로 구성되는데, 분리막이 손상되면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과열되면서 화재와 폭발이 일어난다. 불이 나면 다량의 불산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진화 인력의 화재 현장, 특히 건물 내부 진입도 어렵다.

특히 이 같은 전지 화재는 소방수를 분사하는 일반적인 진화 방식으로는 쉽사리 꺼지지 않는다. 겉보기에는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내부에선 수백도의 열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불꽃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유발한 2022년 10월 15일 성남시 분당구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도 리튬이온 전지에서 스파크가 일면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카카오의 서비스와 기능이 화재 이후 127시간 30분 동안 제대로 제공되지 못했다. 당시에도 건물 안에 연기가 가득 차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불은 화재 발생 8시간여 만에 꺼졌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