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연장·임금피크 폐지” 10년 묵은 이통사 인사제 변화 ‘꿈틀’
10년간 변화 없던 이동통신 3사의 인사 제도(만 60세 정년제·임금피크제)에 최근 일부 노동조합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2월 22일 오후 서울의 한 휴대폰 매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모두 만 60세 정년제와 임금피크제를 운영하고 있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다. 근로자가 만 58세 혹은 만 59세가 되면 회사는 기준연봉의 80~90% 정도를 지급하고 정년을 보장한다.
임금피크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회사는 KT로 2014년 12월,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며 적극 도입했다. LG유플러스가 2015년 1월, SK텔레콤이 같은 해 5월 만 60세로 정년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 도입 이후 큰 변화 없이 현재까지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정년 제도를 향해 최근 "변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LG유플러스 제2노조는 회사를 향해 "만 65세로 정년을 연장하라"고 요구했다.
임금피크제 관련해서도 변화를 원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KT 소수노조인 KT새노조는 6월 사측에 "임금피크제를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LG유플러스 제2노조도 사측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근로자들의 삭감률을 최소화하라"고 했다.
SK텔레콤 내에서는 당장 변화의 목소리는 감지되지 않는다. 다만 같은 SK그룹 계열사인 SK하이닉스 생산직 노조에서 최근 정년 연장 상향(만 60세→만 65세)과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해 앞으로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의 잇따른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 요구는 노령화된 최근 시대상과 결을 같이 한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 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영향·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22년 기준 7.5%이지만, 2025년 들어서 20.3%까지 치솟으며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통3사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추가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공시된 각사 사업보고서(2023년 기준)에 따르면 이통3사 중 SK텔레콤이 1억5200만원으로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았으며 KT가 1억700만원, LG유플러스가 1억100만원을 기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대학생 취업률이 45%에 불과한데 정년을 연장할 경우 일자리 부족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며 "평균 수명이 늘면서 임금피크제 문제도 대두되고 있는데 이 역시 이통사 만에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 나갈 부분이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