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가 필독서인 이유

사피엔스. 그 이름만으로도 대단한 울림이 있다. 사람을 사람이라 하지 않고 사피엔스라 부를 때 인간은 비로소 자신이 생물학이 다루는 수많은 종 가운데 하나임을 인식하게 된다.

 

호모 사피엔스, 오늘의 인류를 이룬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를 포괄하는 아종이다. 물론 아종이라 해도 별 의미가 없는 것은 우리를 제외한 속 내, 또 아종 내 모든 종이 사실상 멸종했기 때문이다.

 

근래 인기 높은 팬더와 백곰, 불곰, 지리산 반달곰까지도 모두 살아있는데,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호모 사피엔스 이달투 같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근연종이며 아종들이 모조리 사라졌단 건 놀라운 일이다. 그들이 사라진 주 원인이 바로 우리,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란 사실은 더욱 그렇다.

 

가까운 모든 종이 사라져서일까. 동등한 선에 두고 유사성과 차이점을 살필 존재를 잃어버린 우리는 스스로를 다른 생물군과 떨어뜨려 생각할 때가 많다. 다른 생물들과 달리 인간은 그저 평범한 생물이며 동물이 아니라고 여기는 태도가 이로부터 태어난다. 만물의 영장, 지구의 주인, 나아가 이제껏 없었던 존재를 탄생시키는 이로써 말이다.

'사피엔스'가 필독서인 이유
 

지난 10년, 가장 영향력 있는 책

 

는 2011년 출간된 유발 하라리의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2010년대 들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출판물이라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테다.

가 새삼 불러일으킨 빅히스토리 바람을 등에 업고서, 유인원부터 미래 인류까지의 역사를 써내려간 이 책의 돌풍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일 년에 평균 책 한 권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한국인의 서재에서도 심심찮게 발견되는 책이니 말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유대계 역사학자로 중세전쟁사를 전공으로 삼아온 하라리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역사교수로 재직했으나 학계에서 이렇다 할 명성을 얻지는 못했던 그가 출간 뒤 일약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다.

의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와 일군의 진화심리학자들이 촉발시킨 빅히스토리 열풍에 실려 책은 그야말로 선풍적 인기를 구가했다. 마크 주커버그 같은 젊은 유대계 인사들의 극찬이 탄두를 쏘아올리는 로켓처럼 대단한 효과를 과시했음은 물론이다.

 

책이 다루는 것은 인류가 걸어온 길 전부다. 수많은 동물종과 생존 그 자체를 위해 경쟁해야 했던 호모 사피엔스가 어떻게 지구를 정복하고 지배하는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나름의 논리로 서술해나간다. 특히 기존 역사서술에서 소외되기 일쑤였던 농업혁명 이전의 혁명적 진전, 즉 인간이 사고하고 소통하여 다른 종에 비교우위를 갖게 된 일대 사건을 흥미롭게 서술한 점이 인상적이다.

 

책은 크게 4장으로 나뉜다. 첫 장이 인지혁명, 다음은 차례대로 농업혁명, 인류의 통합, 과학혁명이다. 인지혁명을 통해 인간은 비로소 다른 종을 압도하는 경쟁력을 얻었고, 농업혁명으로 전과 차원이 다른 규모의 공동체를 건설하게 되었으며, 제국주의의 바람에 실려 문명이 전 지구적으로 통합되었고, 오늘에 이르러 과학혁명을 겪어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인지혁명이란 약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무엇이 이것을 촉발했을까? 우리는 잘 모른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는 이론은 우연히 일어난 유전자 돌연변이가 사피엔스의 뇌의 내부 배선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전에 없던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언어를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지식의 나무 돌연변이'라고 부를 수 있다. 왜 하필 그 돌연변이가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사피엔스의 DNA에 등장했을까? 우리가 아는 한 그것은 순수한 우연의 산물이었다. -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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