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中 독무대 '유럽 리튬인산철 배터리' 처음 뚫었다
[서울=뉴시스] LG에너지솔루션-르노 공급계약 개요.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 자동차 업체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계약을 처음 체결했다.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시장에 첫 깃발을 꽂은 셈으로, 유럽 현지 공장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과 에너지 밀도 상승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Ampere)와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부터 5년동안 순수 전기차 59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39기가와트시·GWh)을 공급한다.
가격이 중저가인 LFP 배터리는 중국 업체들의 영역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는 하이앤드 제품인 하이니켈을 사용한 3원계 배터리(NCM)를 주로 생산했다.
이렇다 보니 중국의 CATL 등은 LFP 배터리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 CATL은 1~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에서 점유율 37.7%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르노와의 계약을 위해 중국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의 가격경쟁력을 뛰어넘는 기술력과 안정된 공급능력을 바탕으로 계약을 따냈다는 후문이다.
특히 유럽 현지에 공장을 세워 안정된 생산력과 공급력을 갖춘 게 LG에너지솔루션의 강점이라는 평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6년부터 폴란드 보르츠와프에 생산능력 86GWh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르노의 암페어에 탑재될 배터리 셀도 이곳에서 만든다.
중국의 CATL도 유럽 현지에서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이지만, 수율과 안정성 측면에서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이 한 수 위라는 평가다.
배터리 형식도 LG에너지솔루션의 셀 방식이 에너지밀도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르노에 공급할 이 LFP 배터리에 파우치 배터리 최초로 '셀투팩(Cell To Pack·CTP) 공정 솔루션'을 적용했다.
CATL의 각형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 CTP에 비해 무게가 무거워 주행 거리 측면에서 불리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 CTP는 각형 CTP와 비교할 때 무게당 에너지 밀도를 5% 수준으로 더 높게 설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앤드 배터리 제품부터 중저가 제품군까지 프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중저가 전기차 출시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제품군 확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를 시작으로 유럽 LFP 배터리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도 유럽 자동차 업체들을 돌며 적극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