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분노 “‘보수의 진보’가 도대체 무슨 의미? ‘좌파’ 아젠다 차용”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관위 때린 권성동 “5선 중진의원인 저도 이해할 수 없어”
“‘보수의 진보’,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아…보수정당의 전대를 ‘진보되기’로 하자는 뜻인가”
“보수는 진보보다 못하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저렇게 기괴한 형용모순이”
“우리 선배들이 쌓아온 성과를 계승·발전할 생각 않고, 이웃집이나 기웃거려서야 되겠나”
권성동 분노 “‘보수의 진보’가 도대체 무슨 의미? ‘좌파’ 아젠다 차용”
5선 중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자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를 겨냥해 "'보수의 진보'가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5선 중진의원인 저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리고 'NEXT'라는 영어는 왜 넣었는지도 모를 일"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권성동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슬로건이 'NEXT 보수의 진보'로 확정됐다. 슬로건은 바로 이해하기 쉽고 방향성이 선명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은 "당의 노선과 비전은 차기 지도부가 정하는 것이다. 선관위는 선거를 관리 임무에 충실해야지, 왜 전당대회에서 당의 비전에 대해 왈가왈부하나"라며 "무엇보다 '보수의 진보'는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다. 보수정당의 전당대회를 '진보되기'로 하자는 뜻인가. 보수는 진보보다 못하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저렇게 기괴한 형용모순이 전당대회의 슬로건이 된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어 "국민의힘 당사에는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다. 각각 건국, 산업화, 민주화를 상징한다"며 "우리의 선배들은 시대의 요구를 돌파하며 대한민국을 이만큼 성장시켜 온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보수는 진보보다 자랑스러운 것이다. 우리 선배들이 쌓아온 성과와 상징을 계승 발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이웃집이나 기웃거려서야 되겠나"라며 "그러면 못난 후배가 되는 것"이라고 거듭 쓴소리를 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은 선거 패배 이후 호들갑 떨면서 좌파의 아젠다와 상징을 차용하는 습성부터 버려야 한다"며 "지난 21대 총선 지고 나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불러와서 '기본소득'이란 설익은 내용을 당 강령에 집어넣더니, 이제는 '보수의 진보'인가. 통탄할 노릇"이라고 개탄했다.
끝으로 그는 "전당대회 선대위는 보좌진 파견 문제에 대한 편파적 결정으로 당규를 형해화하더니, 이제는 당의 정체성 자체를 형해화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보수정당의 지지층 확장을 누가 반대하겠나. 그러나 근거지를 확실하게 해야 확장을 할 수 있다. 근거지 없이 이리저리 떠돌면 확장이 아니라 방랑"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NEXT 보수의 진보'에 △미래 정당으로의 개혁 △실용적·범이념적 정책정당 지향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혁신 등 보수가 전통적 이념의 틀을 넘어 미래로 전진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인 슬로건 'NEXT'는 4차산업 시대의 기술발전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담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아울러 차기 지도부에 대한 전 당원의 기대감이 담겨있다고 한다. 서브 타이틀 '보수의 진보'는 기존의 정치문법에서 벗어나 시대정신과 조응하는 보수 가치를 재정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선관위는 "그동안 보수가 가진 일만하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념의 벽을 허물고 소통과 포용을 통해 대통합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미래 정책을 주도하고 민생이슈를 발굴해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포부"라고 부연했다.
권준영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