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처럼 꾸민 예배당서 남녀노소 두 손 들고 찬양예배
박희정 인천평강교회 목사가 최근 인천 서구 교회 본당에서 기타를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신석현 포토그래퍼
인천 서구 청라동에 위치한 인천평강교회(박희정 목사)는 상가교회다. 고층상가건물 14층과 15층 두 층을 사용하는 교회는 누구나 오갈 수 있게끔 늘 열려 있다.
지난 18일 엘리베이터로 노래연습장과 골프장 등의 층을 지나 마주한 교회는 상가 공간을 ‘새가족부’ ‘새롬유치부실’ 등으로 꾸며 개방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교회가 처음부터 상가교회였던 건 아니었다. 1980년 인천 부평구에 처음 문을 연 교회는 이전하기 전 단독 건물에서 지역을 섬겼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과 재개발 등의 이유로 예배당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장소를 수소문하던 중 교인의 추천으로 상가를 만나게 됐다.
“당시 동네는 주민 평균연령 34~45세로 3040세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도 자리가 없어 못 들어갈 정도였죠. 이 소식을 듣자 제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세대와 신앙을 떠난 이들을 섬길 수 있단 생각이 들어서였죠. 상가는 공사 중에 있었는데 일단 들어가자 결심했습니다.”
교회 목양실에서 만난 박희정(53) 목사는 이렇게 말하며 “겉으로 화려한 교회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성경적 본질에 가치를 두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세상 속에서 스며들어 복음을 전하는 곳이어야 한다”며 “믿지 않는 사람들은 교회 건물이 ‘통곡의 벽’처럼 느껴져 들어오길 주저한다. 하지만 함께 사용하는 건물이란 점에 초점을 맞추면 그들도 편하게 오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칠전팔기 20년차 부목사
박 목사는 인천평강교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교회를 개척한 목회자가 아니지만 이곳에서만 30여년 가까이 목회를 펼쳤기 때문이다.
찬양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해 교역자 등으로 교회를 섬겼다. 하지만 담임목사로서의 기회는 늘 닫혀 있었다. 그는 “당시 부목사로서의 재임 기간이 길어지면서 ‘인천평강교회에선 기회가 없겠다’라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전 해외로 눈길을 돌렸다. 부목사를 사임하곤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고 회고했다.
인천평강교회를 떠난 그는 미국 브라질에서의 공동체 선교단체에 들어가 현지민들을 섬겼다. 또 국내로 돌아왔을 땐 오륜교회 예배담당 목사로 사역하기도 했다. 하지만 번번이 인천평강교회로 돌아왔다. 부목사로서 25년이 지난 2019년 2대 담임목사가 됐다. 박 목사는 “돌이켜보면 다사다난했던 여정이었지만 이 같은 경험들이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남녀노소, 두 손들고 찬양예배
“아버지 사랑 내가 노래해. 아버지 은혜 내가 노래해. 그 사랑 변함 없으신 거짓 없으신 성실하신 그 사랑…. 하늘의 어떤 권세도 끊을 수 없는 영원한 그 사랑 예수.”
교회를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웬만큼 아는 CCM곡 ‘그 사랑’은 박 목사가 작사 작곡한 곡이다. 자라면서 이같은 음악적 재능에 싹을 틔웠던 박 목사는 음악이라는 틀 안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일생을 매진해왔다.
교회는 매주 금요일 TR워십과 함께 찬양 예배로 드린다. TR워십은 박 목사가 만든 찬양 사역팀이다. 교회 본당은 공연장처럼 꾸며 수준 높은 찬양 무대를 선보이게끔 돕는다. 교회의 한 공간은 스튜디오로 마련해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다.
박 목사는 “찬양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뛰어난 수단”이라며 “자연스레 복음을 전하면서 모든 세대가 하나 된 찬양으로 예배드릴 수 있게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우리교회 예배는 어린아이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까지 두 손 들고 찬양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찬양 사역이 3040세대에도 효과적이란 것이 박 목사의 설명이다. 그는 “3040세대는 중고등학생, 청년 시절 경배와 찬양을 통해 은혜받았던 세대”라면서 “이들 세대는 좋아하는 뮤지컬 무대는 표를 구매하고 참여한다. 수준 높고 감명 깊은 찬양을 통해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도우면 다시 돌아오게 돼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교사 위해 선교하는 교회
인천평강교회는 선교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인도차이나 5개국(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에 예배학교 선교센터를 건립해 현지민들에게 복음을 가르치고 지도자를 세워 예배를 세워가고 있다. 또 2012년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매년 인도네시아 케냐 네팔 등 각 나라에서 ‘세계선교재충전수련회’(Refresh Conference·대표 김기동 목사)를 펼치면서 현지 선교사들을 위로하고 돌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박 목사는 “교회는 생명의 말씀을 세상에 전한다는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며 “여기엔 진정한 행복이 있다. 다시 오실 주님의 길을 예비하며 충성하고 달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모두가 같은 말을 하고 너희 가운데 분쟁이 없이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고전 1:10)는 성경 말씀처럼 한국교회가 분열보다는 함께 복음을 전하는 일에 힘을 모아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천=김동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