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경x현장] “제발 한 번만” 간절함이 통했다…SSG ‘6R 대졸 신인’ 정현승의 결승타
정현승이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배재흥 기자
정현승은 2024 KBO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60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은 대졸 신인 선수다. SSG 제공
지난달 30일 잠실 SSG-두산과 경기 8회초. 1-1 동점이던 1사 3루, 대졸 신인 정현승(23·SSG)이 타석에 섰다. 상대는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돼 프로 첫해 마무리 보직까지 꿰찬 고졸 신인 김택연(19·두산).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루키간 대결이 성사됐다.
드래프트 순번이나 올 시즌 활약만 놓고 평가하면 김택연의 우세. 덕수고와 인하대를 졸업한 정현승은 6라운드 전체 60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었고, 이날 전까지 시즌 타율은 7경기 0.167에 불과했다.
종아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기예르모 에레디아 대신 29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정현승은 이날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전 “2군에서 (컨디션이) 좋다고 판단했는데, 1군에서도 써봐야 할 것 같아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정현승은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전 8회초 1사 3루에서 김택연을 상대로 결승타를 때렸다. SSG 제공
정현승은 “1군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하며 꾸준히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SSG 제공
첫 타석 좌익수 뜬공, 두 번째 타석 1루수 땅볼로 아쉬움을 남겼던 정현승은 8회초 타석에 들어가며 이런 생각을 했다. “제발 한 번만 하늘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그만큼 간절했다.
1B-2S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김택연의 시속 153㎞ 빠른 공이 가운데로 들어왔다. 정현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간결한 스윙으로 중전 안타를 쳐 3루 주자 박지환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SSG는 정현승의 역전 적시타에 힘입어 최종 3-1 승리를 거뒀다.
그의 시즌 3번째 안타는 ‘결승타’가 됐다. 이 감독은 “결정적인 순간에 결승타를 친 현승이의 집중력을 봤다. 앞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정현승은 경기 뒤 “1아웃 주자 3루 상황이었고, 상대가 내야 전진 수비를 하고 있어서 어떻게든 외야 플라이를 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타이밍을 앞에 두고 간결하게 타격한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 악물고 친 것 같은데 중요한 순간 안타가 나와 참 좋다”고 미소지었다.
정현승(오른쪽). SSG 제공
정현승. SSG 제공
상황도, 상대도 부담스러웠으나 정현승은 주눅 들지 않았다. 그는 “자신은 있었다. 한 번 더 기회를 주신 (이숭용)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믿어주신 만큼 더 간절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자신감의 원천은 역시 ‘훈련량’이다. 그는 “2군에 있을 때 손시헌 (퓨처스) 감독님께서 매일 배팅볼을 던져주셨는데, 진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정현승은 결승타를 쳤을 때 가장 생각난 사람으로 부모님을 꼽았다. 마침 류현승의 부모님은 이날 잠실 구장에서 아들의 결승타를 ‘직관’했다. 그는 “부모님이 야구장에 오신 날 안타를 하나 쳐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이젠 효도하는 아들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현승의 후반기 목표는 살아남기다. 그는 “1군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하면서 꾸준히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팬분들의 응원을 받아 더 열심히 하고 팀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잠실 | 배재흥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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