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 가꿔온 감자, 드디어 캐보니... 이 맛에 농사짓네요
애지중지 가꿔온 감자, 드디어 캐보니... 이 맛에 농사짓네요
얼마 전 아내와 함께 감자를 수확하러 갔다. 지난 3월 중순, 텃밭 농장에 심어서 가꾼 감자다. 봄에 심는 감자는 하지 무렵에 수확한다고 하여 '하지감자'라고도 부른다. 이때가 되면 감자의 잎이 누렇게 변색되어 농부에게 장마가 오기 전에 캐라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가 지나고 장마가 오면 높은 열기와 습기로 감자가 땅속에서 썩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텃밭의 감자도 잎은 누렇고 줄기는 힘없이 옆으로 쓰러져 도시농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감자 수확에 시큰둥한 아내의 반응
감자를 담을 커다란 대야(대야)를 챙기며 땅속에 감자가 얼마나 들어있을까 잔뜩 기대를 안고서 아내에게 한마디 건넸다.
"여보, 이번에는 감자가 얼마나 나올까?"
"뭐, 작년과 비슷하겠지. 같은 사람이 같은 땅에 심었는데 다를 게 있겠어?"
"아냐, 올해는 감자 줄기와 잎이 튼실한 게 뭔가 다를 것 같아."
"줄기와 잎이 무성하면 오히려 감자가 잘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씨감자 한 개에 한 두 개의 줄기만 남기고 나머지는 뽑아 버려서 괜찮을 거야. 내가 신경을 많이 썼거든."
"그런가. 이따가 캐 보면 알겠지."
아내의 말대로 예년의 감자 수확량은 해마다 비슷비슷했다. 아내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왠지 도시농부의 수고와 마음을 몰라 주는 것 같아 내심 조금 서운했다.
어쨌거나 예년의 수확량을 기준으로 이랑당 대야 한 개씩, 감자 이랑이 두 개니 대야 두 개를 준비했다. 작년에는 두 개의 이랑에서 수확한 감자가 한 대야 하고도 반이 조금 넘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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