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빠졌던' 미 보잉, 쇄신 약속…"생산 늦추고 안전관리 강화"
▲ 지난 1월 비행 중 동체가 뜯겨나간 알래스카항공 보잉 737 맥스9 여객기
올해 초 비행 중인 여객기에서 동체 일부가 떨어져 나간 사고에 대해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이 처음으로 언론 앞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전면적인 쇄신을 통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보잉은 현지시간 지난 25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남쪽 렌턴 지역에 있는 자사의 공장에 전 세계 10여 개국 언론사 소속 기자 30여 명을 초청해 '안전과 품질' 문제에 관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보잉은 지난 1월 5일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항공의 보잉 737 맥스9 여객기가 약 5천m 상공을 비행하던 중 동체 일부가 뜯겨 나가면서 비상착륙 하는 사고를 낸 바 있습니다.
항공 규제당국과 수사당국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고, 최근 검찰이 해당 사고와 관련해 법무부에 보잉을 형사 기소할 것을 권고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아직 미 법무부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날 경영진을 대표해 취재진 앞에 나온 엘리자베스 룬드 품질 총괄 수석부사장은 먼저 지난 1월 발생한 '동체 구멍' 사고의 원인이 비행기 조립 과정에서 있었던 '볼트 누락' 탓임을 인정했습니다.
앞서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예비 조사 결과, 동체에서 떨어져 나간 비행기 좌측 '중간 비상구 도어 플러그'(MED plug)에서 고정용 볼트 3개가 빠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도어 플러그는 동체 중간에 비상구를 설치할 필요가 없을 때 출입문 대신 설치되는 일종의 덮개입니다.
당초 설계대로라면 이 덮개를 해당 부분에 끼워서 맞춘 뒤 여러 개의 나사(볼트)로 단단히 조여야 했지만, 이 나사가 완전히 빠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룬드 수석부사장은 "공급업체에서 발생한 결함이 공장 전체에 걸쳐 이어졌고, 조립이 마감된 비행기가 공장을 떠날 때까지 이것이 바로잡히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룬드 부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공급업체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가 만든 기본 동체가 보잉의 렌턴 공장에 들어왔을 때부터 비상구 덮개 연결 부위의 리벳(고정용 대못)이 적합하지 않은 상태인 것을 발견했고, 보잉과 에어로시스템즈의 담당자들이 교체 여부를 논의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의 과정에서 렌턴 공장 내 다른 조립 작업이 그대로 진행됐고, 결국 제조 라인의 맨 끝까지 이동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작업자들은 문제가 된 리벳을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 비상구 덮개를 열었는데, 리벳 교체 후 덮개를 다시 닫는 과정에 볼트가 빠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룬드 수석부사장은 "플러그(덮개)가 올바른 서류작업 없이 열렸다고 본다"며 "이는 규정된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작업자들이 덮개를 열 당시 담당자가 이를 문서 기록으로 남겼다면 다시 덮개를 끼운 뒤 다른 직원들이 마무리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있었을 텐데, 기록 자체가 없었던 탓에 나사가 빠진 상태에서 곧바로 마감이 이뤄졌다는 뜻입니다.
룬드 수석부사장은 "일부 직원이 이런 조건에서 서류 한 장 제대로 작성하지 못했다는 사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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