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정확했던 ‘기차 시간표’ 탓[출판평론가의 서재]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정확했던 ‘기차 시간표’ 탓[출판평론가의 서재]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정확했던 ‘기차 시간표’ 탓[출판평론가의 서재]

■ 출판평론가의 서재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정확했던 ‘기차 시간표’ 탓[출판평론가의 서재]
전쟁은 한두 가지 원인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이 암살된 ‘사라예보 사건’이 촉발했지만, 이미 유럽은 저마다의 이해득실을 따지며 사분오열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영국의 역사가 A. J. P. 테일러는 ‘기차 시간표 전쟁’(페이퍼로드)에서 1차 대전이 ‘기차 시간표’ 때문에 발발했고, 그 시간표에 따라 전쟁도 진행되었다고 단언한다.

기차는 20세기 초반 시대정신이었다. 19세기 후반부터 기차 시간표 덕분에 사람들은 “한 달 뒤 혹은 일 년 뒤에 어디에 있을지 분 단위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기차 시간표가 삶의 확실성과 그에 따른 안전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했던 셈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1차 대전이 지정학적 요인의 충돌보다는 산업혁명의 산물이라고 강조한다.

1차 대전 전만 해도, 유럽 패권 국가들은 기차를 이용한 대규모 병력과 물자의 동원력이 상대국의 전쟁 의지를 억지한다고 생각했다. 기차 시간표의 확실성, 즉 일 년 뒤의 일정까지 확정된 이상, 섣부른 침략은 패배의 지름길이었다. 동원을 위한 시간표가 이미 정해진 터였고, 그 정보를 얻는 일은 비교적 용이했다. 하지만 기차의 약점은 패권 국가들에도 악재이긴 마찬가지였다. “철저하게 준비된 철도 운행 계획”에 따라 부대가 이동하고 집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동원이 진행되는 동안 어떠한 변동이나 변경은 불가능했다. 대규모 병력 이동이 가능했지만, 속전속결로 전쟁을 치르기는 어려웠다. 1차 대전 당시 각국 병사들이 참호가 곧 무덤이 된 이유는, 기차를 이용한 대규모 이동으로 “전후방 구분 없는 총력전” 양상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기차 시간표에 묶인 전쟁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었고, 희생자는 상상초월이었다.

흥미로운 국가는 러시아 제국이었다. 독일 전역에 거대한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독일 국경까지 병력을 동원할 전략철도 건설은 검토조차 지지부진했다. 책은 1차 대전의 원인인 기차 시간표를 드러내기 위해 전쟁 전후 각국 권력자들의 상황과 시대상을 세밀하게 복원한다. 시대의 산물은 삶을 바꾼다. 20세기 초, 기차 시간표가 사람들의 생각을 좌지우지했다면, 오늘 우리의 생각을 견인하는 것은 무엇일지, 함께 궁구해 볼 일이다.

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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